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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한번만 받아주세요"…은행 '멤벌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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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한번만 받아주세요"…은행 '멤벌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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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멤버스·신한판클럽·위비멤버스…멤버십 유치 '과열'
은행원들 실적 위해 길거리·카페에서 통합 멤버십 가입 요청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어플리케이션(앱) 한번만 다운 받아줘요. 생과일주스 쿠폰 줄게요."
서울의 한 고등학교 앞. 은행 직원 2명이 고등학생 3명을 붙잡고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멤버십 앱을 다운받으면 무료 쿠폰을 준다는 내용이다. 학생들은 머뭇거리다가 자주 이용하는 카페의 쿠폰을 준다는 말에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앱을 다운받아 가입하기까지 5분. 직원 하나가 이들에게 가입절차를 설명하는 동안 다른 직원은 옆에 지나가던 다른 학생들을 붙잡았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고객을 유치하는 행위를 '멤벌이'라고 한다. '멤버십'과 '앵벌이'의 합성어다. 은행원들이 자신들의 마케팅 행위를 자조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멤벌이'를 아시나요=은행들이 멤버십 포인트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영업에 내몰린 은행원들은 일부 피로감을 토로한다. 업무시간 뿐 아니라 퇴근 이후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길거리나 카페, 지하철역 등에서 실적을 위해 행인들에게 멤버십 앱을 다운받아달라고 부탁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직원 A씨(28·여)는 "지점장이 매일 단체 카카오톡방에 멤버십 가입 고객을 얼마나 늘렸나 체크하면서 직원들 성과를 비교한다"며 "카페에 혼자있는 손님들에게 멤버십 앱 한번만 깔아달라고 부탁하다가 호객행위한다고 쫓겨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직원 B씨(29·남)는 "금요일 저녁에 퇴근 못하고 지하철역 앞에서 손님들 붙잡고 앱 깔아달라고 부탁하다가 욕을 먹은 적 있다"며 "너무 급하게 가입해달라고 요청하다보니 사실 설명해야할 내용도 못하고 그냥 가입하게끔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미성년자에게까지 혜택을 앞세워 앱을 다운받도록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직원들이 지점 인근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회원모집을 하다가 이를 본 학부모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어 자제 권고를 받기도 했다.

◆"우리 손님 잡고, 타사 손님 뺏고"=은행들이 멤버십 서비스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멤버십 고객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일단 한번 가입하면 포인트 혜택 등으로 고객으로 유지하기가 쉽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전산통합 이후 멤버십 서비스인 '하나멤버스' 가입자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포인트를 즉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580만명을 가입자로 확보했다.

신한금융지주도 멤버십 서비스인 '판(FAN)클럽'을 내놓은 지 한 달만에 회원 수 60만명을 돌파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일 '위비멤버스'를 출시, 멤버십 경쟁에 뛰어들었다. KB금융은 하반기 중 새로운 멤버십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금감원은 조만간 현장점검을 통해 과도한 경품 지급 등 실태를 파악할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은 4대 금융지주 부사장들과 17개 은행 부행장들에게 멤버십 유치 과당 경쟁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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