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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춘 신고 대응소홀, 피해자 사망 국가배상

최종수정 2016.07.27 10:49 기사입력 2016.07.2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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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경찰 직무위반 행위 없었다면 사망 막을 수 있었다"…국가배상 책임 인정 범위 확장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오원춘 사건'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대응 소홀로 사망에 이른 사건과 관련해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조희대)는 27일 오원춘에게 납치·살해된 A(사건 당시 27세)씨 유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정신적인 피해에 대해 213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오원춘은 2012년 4월1일 오후 10시30분께 수원시 팔달구의 한 초등학교 앞을 지나가던 피해자 A씨를 자택으로 납치했다. A씨는 오원춘이 방심한 틈을 타서 10시50분께 경기지방경찰청 생활안전과 112 통합센터로 납치와 성폭행 시도 사실을 신고했다.

대법원. 사진=아시아경제DB

대법원. 사진=아시아경제DB


경찰은 A씨 신고를 '부부싸움'으로 오인하는 등 초동 수사가 미흡했고, A씨는 4월2일 살해됐다. 오원춘은 A씨 시체를 훼손해 유기한 것으로 드러나 사회적으로 충격을 줬다. 경찰이 신고 현장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다면 A씨가 다음날 살해되지 않았을 것이란 점에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A씨 유족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국가는 A씨 유족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배상액을 2130만원으로 대폭 줄였다.
2심은 국가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유족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만 인정해 배상액을 산정했다.

2심은 "(경찰이) 오원춘 범죄행위에 가담했다거나 범죄행위의 형성에 기여한 경우와는 다르다"면서 "끔찍한 범죄를 막을 수 있었던 기회를 박탈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사망한 피해자가 112 신고센터에 신고한 내용과 그 심각성을 112 신고센터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하는 경찰관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였더라면 피해자를 생존한 상태에서 구출할 수 있었을 것이므로, 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경찰관들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경찰관들의 직무위반행위가 없었더라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피할 수 있었다고 판단해, 국가의 배상책임이 인정되는 범위를 확장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차장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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