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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칼럼]저금리와 실적 개선, 주가상승 새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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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기업실적 개선이 눈에 띈다.

7월 넷째 주까지 거래소, 코스닥 합쳐 30개 정도 기업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회사수가 많지 않아 대표성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실적은 나무랄 데가 없이 좋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이 18%, 순이익은 42%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 종목으로 인한 집중도를 제거하기 위해 삼성전자를 뺀 실적을 봐도 전체와 별 차이가 없다. 전분기 대비 실적도 비슷하다. 영업이익이 20%, 순이익은 11%가 늘어났다. 지난 몇 년 사이에는 실적이 한 종목 또는 한 업종에 편중된 모습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이익 증가가 다수 종목을 통해 나타나고 있어 설명력이 더 높다.

이런 흐름은 예상돼 있었다. 당초 2분기 상장기업 영업이익은 37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초 해당 수치가 35조였던 걸 감안하면 반년 사이에 7.4%가 늘어난 셈이 된다. 실적만 보면 주가가 추가 상승은 물론, 장기 박스권을 뚫고 나올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이전에도 양호한 실적에 의해 주가가 상승한 경험이 있다. 2004년이 대표적인데 상장사 분기별 영업이익이 이전 8조~11조에서 16조로 한 단계 높아져 주가가 1000을 넘어 2000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지금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거래소 영업이익은 2011년 1분기에 35조3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5년간 한번도 35조대를 넘지 못했었다. 올 1분기에 38조6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익 증가를 확신하지 못해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었다. 2분기에 다시 유사한 수준의 영업이익이 나온다면 이는 이익이 구조적으로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이익 규모가 다른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증가 규모다. 2분기 이익이 예상대로 나오더라도 증가 규모는 과거 고점에서 5% 늘어나는 정도에 그친다. 2004년에 비해 작은데, 당시는 영업이익이 16조4000억원으로 전고점보다 33%가 늘어났었다. 2004년에 비해 이익 증가율이 낮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작을 수 있다.

질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2004년 이익 증가는 오랜 구조조정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였다. 당시에는 기업의 매출 구조가 바뀔 정도였는데 박리다매에서 하나를 팔더라도 많은 이익을 내는 형태로 변했다. 이번에는 이익은 증가하지만 구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몇 년간 구조조정에 의해 이익 창출능력이 개선됐지만 2004년에 비해 신뢰성이 높지 않다.

선진국 기업실적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문제다. 미국 S&P500지수에 속하는 기업의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이 -4.7% 로 4분기째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매출은 0.8% 늘어나지만 증가율이 낮아 의미를 부여할 정도가 아니다. 미국 주식시장은 기업 실적이 1년 넘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를 계속하고 있다. 이익에 대한 반영이 먼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인데, 주가를 끌고 갈 여력이 남아 있는지 의문이다. 국내 기업실적이 괜찮아도 선진국이 좋지 않으면 이익의 영향력이 약해진다. 실적 호전의 원천이 어디인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질 경우 이익 증가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

지금은 낮아진 금리와 기업 실적 호전으로 주가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상황이다.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 절대적인 실적 수치도 높을 뿐 아니라 어떤 한 종목에 편중됨이 없이 많은 회사의 이익이 골고루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높은 주가다. 주가가 2000 위로 올라섰지만 안착한 건 아니다. 너무 오래 지금 지수대에 익숙해져 2000을 빠져 나오려면 확인 과정을 더 거쳐야 할 것 같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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