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성 내세워 그룹 내부 경영에 힘쏟을 듯
압수수색에도 롯데케미칼 기공식 직접 챙겼을 정도…9월 주총까지 '성과' 주력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3전3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5일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종업원지주회의 지지를 받으며 경영권을 놓고 형과 벌인 표대결에서 이번에도 승리했다. 지난해 8월과 올 3월 열린 두 차례 주총에 이어 세 번째 지지를 받은 만큼 신 회장은 그룹 내 확고한 '원롯데' 지위를 다시금 확인한 셈이다. 신 회장은 경영 정당성을 등에 업고 그룹 내부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롯데 비자금 조성 의혹 관련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신 회장은 향후 검찰 수사의 결과에도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은 한계다.
재계 안팎에서는 검찰 수사가 3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데다가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이번 주총이 아니라면 될 때까지'라며 신 회장 해임을 강조하기도 있어 다음 정기주총이 열리는 9월이 경영권 분쟁의 진짜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만약 비자금 조성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게 되면 오는 9워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은 또다시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며 자신의 정통성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수위는 현 수준의 공세보다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신 회장은 '원롯데' 지위를 이번 주총을 통해 다시금 확인한 만큼, 주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한 경영 정당성을 등에 업고 그룹 내부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기공식 축사에서는 "미국에서의 에탄크래커 합작사업은 롯데케미칼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에도 롯데케미칼이 롯데그룹의 중요한 축으로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행보를 비춰봤을 때 신 회장은 오는 9월 주총 때까지 흔들리지 않는 '원롯데' 지위를 통해 경영성과에 보다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 승리의 결과로 주주들이 '도덕성'보다 '경영성과'를 더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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