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이 가장 좋다는 말을 듣고 가입했는데 막상 가입하고 나면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왜 그럴까.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의 경우 분기별 수익률(분기 초 대비 분기 말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때는 2013년 1분기로 9.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1분기 말 설정액은 6959억원이었다. 반면 지난해 3분기에는 수익률이 -5.9%로 가장 저조했다. 3분기 말 설정액은 1조6000억원이었다. 펀드 수익률이 높다는 소문이 나면서 자금이 몰렸지만 펀드 수익률은 투자자들을 '배신'한 셈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의 '메리츠코리아펀드'는 2014년 3분기 수익률이 14.77%를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펀드 설정액은 당시 759억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돈이 몰리면서 1분기 말 현재 1조6000억원이 넘는 '공룡펀드'가 됐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수익률은 -9%로 '덩치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돈이 급격하게 많이 들어올 경우 무리하게 주식 매입을 해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매니저들도 있다"면서 "자금이 많이 들어온 펀드의 경우 환매 시에도 물량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환매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경우 펀드 내 종목을 대거 처분해야 할 수 있어 충격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펀드 사이즈와 수익률에 큰 상관관계가 없는 펀드도 있다.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펀드'는 펀드규모가 9600억원을 돌파한 지난해 1분기 수익률이 13.37%를 기록해, 분석 기간 중 가장 수익률이 높았다. 펀드 설정액이 5513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작았던 2013년 4분기에는 1.7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공모형 펀드는 환매를 신청할 경우 4일 안에 보유자산을 매각해 돈을 내줘야 하다 보니 대형펀드는 유동성이 없는 종목은 투자하지 못하고 중대형주 위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면서 "포트폴리오에 어떤 기업을 갖고 있느냐가 수익률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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