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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칼끝 피해가는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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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최대 가해업체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였던 존 리 전 옥시 대표(48)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검찰이 신현우 전 옥시 대표와 함께 국내 대형 유통사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추종 판매할 당시 본부장급이던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65), 김원회 전 홈플러스 본부장(61)을 구속 수사하는 것과 대비되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존 리 전 옥시 대표(48)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에 의한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와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춰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17일 영장청구를 기각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은 존 리 전 대표가 경영을 이끌 당시 보고선상에 있던 주요 책임자들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때문이다. 앞선 두 차례 소환 조사에서 존 리 전 대표가 "인체 유해성을 알지 못했다"고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검찰은 해외 체류 중인 외국인 임직원들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영국 본사 및 한국법인 주요 책임자들이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 확인 필요성을 인지한 정황, 사건 공론화 이후 후속 대응과정에서 이뤄진 유해성 은폐 시도 관련 본사의 관여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외국인 임직원들은 하나같이 검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거나 이를 무시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외국인 임직원이 조사에 응할 가능성은 1% 미만이다. 외국인들을 조사하지 않고서는 외국인 CEO에 대한 처분을 정하기 쉽지 않다"고 고충을 호소한 바 있다.
국내 대형 유통사 대표들 역시 구속수사는 면해갔다. 가습기 살균제 판매 당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본부장이었던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와 김원회 전 홈플러스 본부장은 구속했지만 당시 대표를 맡고 있던 이철우 전 롯데마트 대표(73)나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70)은 구속영장 청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당시 3조원대 연매출을 거두던 대형 유통사들이 숱한 PB상품을 취급하면서 연간 시장 규모 20억원대에 그치던 가습기 살균제의 경우 고위 실무자급에서 의사결정을 매듭지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형사책임을 추궁함에 있어 무죄추정과 불구속 수사가 기본원칙으로 자리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할 때 경우에 따라 물증과 진술이 함께하지 않으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노력이 진전되지 못하는 단면이다. 옥시 외국인 임직원들에 대한 조사처럼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 외국 관련 증거수집이 벽에 부딪힐 때는 더욱 난해하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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