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7000원이면 갈 거리를 인당 5000원씩 받고 4명을 가득 채워 운행…합승, 부당요금, 미터기불사용 등 엄연한 불법이지만 은평구청 단속은 거의 없어
[아시아경제 문제원 수습기자] "조금 있으면 택시도 없고 버스도 없어요. 지하철역 가실 분, 인당 5000원에 얼른 타세요."
예비군을 대상으로 한 일부 택시들의 바가지 요금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오전 9시인 예비군 입소시간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이런 부당 편취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예비군 4년차인 박철규씨는 "이곳에 올 때마다 부당 요금을 받는 택시들이 있었다"며 "불합리한 것을 알지만 버스는 배차시간이 길고 이용승객도 많아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탈 때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노고산훈련장에 따르면 택시 관련 민원은 단골 소재다. 훈련장 관계자는 "택시 바가지 요금이 문제인 것은 알지만 군은 단속 권한이 없다"고 했다.
예비군훈련 입소시간에 1분이라도 늦으면 입장을 허용하지 않도록 규정이 엄격해지면서 아침 시간대의 택시 불법 영업은 더욱 심하다. 훈련장을 지나는 704번 버스 기사는 "오늘 아침에도 구파발역 근처에는 10대 가까운 택시가 있었다"며 "수십년째 반복되는데 왜 나아지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이 같은 택시 영업은 현행법상 합승, 부당요금, 미터기불사용 등 엄연한 불법이지만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단속 주체인 은평구에 따르면 올해 구파발역 택시 단속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은평구 관계자는 "단속을 나가도 적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시에서는 그쪽으로 최근 단속을 나간 적이 없다"며 "합승은 명백하지만 미터기불사용과 부당요금은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구파발 근처에서 택시를 모는 기사는 "10여명 남짓한 택시기사들이 무리를 구성해 독점적으로 예비군을 상대로 불법영업을 한다"며 "우리 같은 일반 기사들은 억울해도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원 수습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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