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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의 신속·은밀한 내부 단속 법률 개정 추진

최종수정 2016.05.24 09:00 기사입력 2016.05.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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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통과 못 한 검찰청법 개정안 입법예고···전관예우 뒷문 논란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법무부가 신속·은밀(?)하게 검사적격심사제도 변경을 추진 중이어서 검찰 안팎 논란이 예상된다. ‘윗선’의 눈치를 보게 만들어 검사의 독립적인 수사·업무를 저해하도록 오남용될 수 있다는 지적 속에 19대 국회 벽을 넘지 못한 법률 개정안이 전격적으로 다뤄지고 있어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검찰청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달 27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개정안은 검사 임용 2년 경과 뒤 5년 주기로 검사적격심사를 실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적격심사 결과 부적격으로 판명되면 검찰 안팎 9명으로 구성된 검사적격심사위원회 의결(재적 3분의 2이상)을 거쳐 법무장관이 대통령에게 퇴직명령을 제청한다.

쟁점은 부적격 사유다. 개정안은 기존 ‘검사가 직무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등 검사로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인정하는 경우’에서 ‘1. 신체 또는 정신상의 장애로 인하여 검사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2.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하여 검사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3. 검사로서의 품위를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로 부적격 사유를 고쳤다. 심사 주기 역시 종전 7년에서 5년으로 단축했다.

실상 이는 지난 2014년 10월 정부입법으로 발의됐다가 19대 국회 회기 만료와 함께 폐기될 상황에 처한 기존안 그대로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소위 회부가 결정됐지만 이달 16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 1소위는 이를 상정하지 않았다.
속전속결로 20대 국회에 제출하려는 정부 행보가 이채롭다. 불과 닷새 동안의 입법예고 기간을 설정한 데다, 전날 관보 게재와 함께 법무부 홈페이지에도 게시된 입법예고안은 하루 만에 슬그머니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간 검찰 안팎 반발을 의식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서보학 경희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개정안에 대해 논평으로 “소신수사와 소신기소를 고집하는 검사들을 솎아내는데 악용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법무부는 향후 인사권을 악용해 검사 직무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는 일체의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개정안에 대해 “부적격 검사의 조기 퇴출 등을 통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현행 제도를 개선·보완하려는 것”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검찰 내부서도 이를 꼬집는다. 앞서 시국사건 재심사건에서 상부 지시와 달리 무죄를 구형했다 징계를 받았던 임은정 검사는 이달 페이스북을 통해 “입법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적격심사를 강화하는 개정안을 반대할 수 밖에 없다”고 적었다.

그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흔들리고, 정치권 또는 극히 일부의 고위직 전관의 영향력이 사건에 미치는 것으로 의심받는 상황에서, 외압을 내압으로 전환시키는 상급자의 평정에 검사의 신분보장이 좌우된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지고 법조비리가 과연 척결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2004년 첫 시행 이래 지난해까지 적격심사로 퇴출된 검사는 검찰 내부 게시판에서 임 검사를 옹호하는 등 상부(?)와 다른 입장을 표명해오던 A검사가 유일하다고 한다. 재직중 검찰총창·법무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던 그는 부적격검사 꼬리표를 달고 행정소송에서 전 직장을 상대로 다투고 있다. 법무부는 이 소송에서 ‘검사의 직무수행능력과 품성을 평가하는데 가장 중요한 자료는 상급자의 평정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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