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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오늘 정부 이송…15일간의 여론전 개막(종합)

최종수정 2016.05.23 17:03 기사입력 2016.05.2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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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 요동 "행정 마비사태 올 것" …與野 자존심 건 기싸움 치열

국회법, 오늘 정부 이송…15일간의 여론전 개막(종합)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조영주 기자, 김보경 기자] 상시 청문회 개최가 가능한 국회법 개정안이 23일 청와대로 이송되면서 정치권과 공무원, 그리고 청와대의 여론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로 이송된 법안을 15일 이내에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25일 아프리카와 프랑스 순방을 떠나기 때문에 6월7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행사 여부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우선 행정부는 국회의 '상시 청문회법' 통과가 행정부 업무마비 사태까지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를 적극 알리려 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직접 나서서 기자간담회도 개최할 정도다.

주요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업무 비효율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에서 1년 내내 청문회와 현안질의를 열면 본연의 업무인 정책 집행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게 되고, 여야의 정치공방으로 정책 관련 법안처리가 늦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부처의 국장급 공무원은 "세종시로 내려온 뒤 국회 관련 업무나 서울 회의 참석을 위해 일주일에 이틀 정도만 세종에 머무르고 있다"며 "국회가 상시 청문회법을 도입하면 국회에 불려가는 시간이 훨씬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회가 청문회 등을 두고 수시로 정쟁을 벌이느라 정작 민생ㆍ경제법안 처리에 더욱 소홀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많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정책에는 손을 놓고 국회의원실에 제출할 자료 만들기와 국회를 오가느라 낭비하는 시간이 많아질까 우려스럽다"며 "상시 청문회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가능하면 2개월마다 열리는 임시국회 시기와 맞추고, 이 가운데 절반은 세종에서 개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등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정치권은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사실상 자존심 싸움을 펼치고 있다. 개정안이 대통령 거부권에 가로막혀도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에서 과반수 이상인 야당은 마음만 먹으면 청문회를 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야당의 기세를 잠재우기 위해 국회법 개정안을 '행정부 마비법'으로 규정짓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이 청문회 개최의 문턱을 낮춘 건 사실이지만 여소야대·3당체제의 20대 국회에서 정부는 청문회를 피하기 힘들어졌다. 모든 상임위 내에서 두 야당이 과반을 차지해 의결이 가능하고, 야당 상임위원장이 안건을 직권상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20대 국회에서 야권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어버이연합 불법자금 의혹사건 등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야권은 국회법 개정안이 행정부를 견제할 마땅한 권한을 명시한 것으로 대통령 거부권 행사는 합당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한 거부권 행사를 '협치 포기'로 간주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추진해 보기도 전에 국회에서 결정된 사안을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거부권을 검토한다는 건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행정부와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20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국회법 재개정과 청문제도 전반에 대한 논의에 나설 방침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거부권 행사를 금기시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청와대의 판단에 길을 터주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주와 달리 일단 한발 빼는 모습이다. 정연국 대변인은 23일 오전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 어떻게 한다고 아무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국정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 아니냐. 제2의 국회선진화법이 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지만 정작 법안이 정부로 이송될 시점에 와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 역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관련된 논의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개정안의 문제점을 강조하는 여론전에 청와대가 직접 개입하는 모양새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공무원 사회가 나서서 적극적인 반대여론 형성을 해 줬으면 하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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