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007 실제인물도 바람둥이였을까
작가 이언 플레밍이 밝힌 영국군 소령과 제임스 본드 비교해보니…
숀 코네리, 로저 무어, 티모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넌, 그리고 다니엘 크레이그. 이 배우들의 공통점, 눈치 채셨나요? 바로 영화에서 007, 제임스 본드를 연기했다는 점입니다. 007하면 이 배우들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죠.
멋진 외모와 근사한 정장, 첨단 자동차와 무기들. 마티니를 청할 때 젓지 말고 흔들어 달라고 하는 이 남자는 위험하지만 매력 있는 스파이의 전형입니다. 그런데 007의 실제 모델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실제 007도 영화와 같은 이미지였을까요, 그는 어떻게 살았을까요?
코드명 007, 제임스 본드를 창조한 이는 작가 이언 플레밍입니다. 그는 1953년 첫 작품인 '카지노 로얄' 이후 총 14권의 007 시리즈를 남겼습니다. 그의 작품에서 제임스 본드는 영국 예비역 해군 중령이자 해외정보부 소속 요원으로 그려집니다.
플레밍도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해군정보부 소속 중령이었고 휘하에 첩보 요원들이 있었다는 점 때문에 종종 제임스 본드의 실제 모델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현장 작전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분석가였다고 합니다.
플레밍이 생전에 밝힌 제임스 본드의 모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그의 밑에 있던 패트릭 댈즐 조브 소령과 피터 스미더스 소령입니다.
우선 댈즐 조브는 천부적인 첩보원으로 영화 속 007처럼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최근 공개된 2차 대전의 복무 기록을 보면 그는 여러 나라의 언어를 할 수 있었고 낙하산, 잠수, 스키 등에도 능했습니다. 소형 잠수함을 운전할 수 있을 정도로 기계나 장비를 다루는 능력도 뛰어났습니다.
또 댈즐 조브는 영화 속 주인공 같은 인간적인 면모도 있었습니다. 1940년 노르웨이에서 작전을 펼치던 중 독일군의 공격으로 1만 명의 주민이 위험에 처하게 되자 개입하지 말라는 상부의 지시에도 어선을 동원해 주민을 대피시켰다고 합니다. 유능하고 인간적인 첩보원. 영화에서 본 007과 흡사합니다.
하지만 댈즐 조브에게는 제임스 본드와 아주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바람둥이가 아닌 애처가였다는 점입니다. 그는 퇴역한 후 평범한 교사로 살다 2003년 사망했습니다.
또 다른 실제 모델 피터 스미더스 역시 2차 세계대전 때 영국 첩보원이었습니다. 영국에 잠입하던 독일군 첩보원을 생포해 나치의 프랑스 점령 당시 영국인 피난민들을 구출해 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퇴역 후 영국 하원에 입성해 정치인으로 변신합니다. 이후 외교관으로 활약하며 유럽공동체(EC) 사무총장까지 올랐습니다.
은퇴 후에는 어렸을 적부터 꿈이었던 정원사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가 꾸민 스위스의 '비코 모르코테' 정원은 로마시대 이후 500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힐 정도였다고 합니다.
어쩌면 실제 007에게는 '살인면허'보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애처가'의 모습과, 어릴 적 꿈이었던 '정원사'의 모습이 더 소중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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