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수주 절벽에 처한 현대중공업이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 사직을 실시하자 노조가 강력 반발하는 등 구조조정 진통이 심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해양플랜트 관련 부서 직원들은 전날(12일) 권고 사직 내용이 담긴 봉투를 사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 50대 부장급은 대다수에게, 40대 과장급 직원들은 절반 정도에게 봉투가 전달됐다. 현대중공업 한 직원은 "사측이 지난 9일 희망퇴직 설명회를 갖고 신청자를 기다리다가 오늘부터 권고사직 봉투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중간급 간부 상당수가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면서 사내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현대중공업이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에는 3000여명 규모의 감원 계획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부서 통폐합 작업을 최근 완료했다. 전체 391개 부서 중 통폐합된 86개 부서는 대부분 해양플랜트 관련 업무를 맡았다. 선박 관련 부서는 여전히 수주 가능성이 있어 살아 남았지만 해양플랜트는 대수술을 받은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 구조조정에 대해 강력 반발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노조는 16일부터 매일 점심시간에 맞춰 울산 본사 곳곳에서 집회를 벌이기로 했다. 본관 앞의 항의 집회에는 노조 대의원들이 모두 참석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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