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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의 '징검'은 무슨 뜻일까요

최종수정 2016.05.01 12:31 기사입력 2016.05.0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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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섬 '낱말의습격'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 징검다리 휴일이 자주 연휴로 바뀌면서 5월은 사람들을 더욱 설레게 한다. 징검다리라 할 때의 ‘징검’이란 말은 무슨 뜻일까. 징검은 ‘징그다’라는 동사에서 나왔다.

징그다;

1 옷의 해지기 쉬운 부분이 쉽게 해어지지 아니하도록 다른 천을 대고 듬성듬성 꿰매다.
2 큰 옷을 줄이기 위하여 접어 넣고 듬성듬성 호다.

징검바늘이란 말이 있다. 저 듬성듬성 꿰매는 바느질을 하는 바늘이기도 하고, 구슬이 달려 터진 양쪽을 임시로 꿰어두거나 바느질해서 줄일 자리를 표시하는 시침핀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 말에 쓰인 ‘징검’이란 말이, 징검다리라 할 때의 징검과 의미/용례가 거의 비슷하다.

양재천 징검다리

양재천 징검다리

징검다리에는 다리가 갖춰야할 ‘연결’이 없다. 그러나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에 의해 연결된다. 징검다리는 사람의 다리가 잠깐 징그는 잠정적인 다리다. 이때 사람의 다리는 징검바늘처럼 돌의 이쪽과 저쪽을 잠깐 꿰었다 다시 푼다. 징검돌 사이를 연결할 때 인간의 몸은 스스로 상판이 되고 인간의 다리(脚)는 교각이 된다.

상판을 놓지 않고, 바닥돌만 놓아두고는, 그 허공을 사람의 다리로 꿸 생각을 맨처음 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징검다리야 말로, 다리가 인간의 하수인이 되어 엎드려 있는 것이 아니라 네 다리로 다리를 만들라는 원초적인 DIY(do it yourself)다.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해 '낀 날'을 없애주는 것은, 국민의 소비를 장려하기 위한 배려라고 하지만, 징검다리 위에 '판'을 깔아 대로를 놓는 느낌을 준다. 인간의 효율 중심주의 때문에 징검다리가 사라져간 것처럼, 징검다리 휴일 또한 비슷한 운명을 지닌 것일까.

저 징검다리를 건너던 기원전 1000년의 고대 주나라 문왕은 문득 아이디어를 냈다. 대나무를 짠 판을 물 위에 깔면 많은 사람들이 이동할 수 있을 게 아닌가. 그의 결혼식 때 웨이허 강을 건너올 하객들을 배려한 부교(浮橋)였다. 부교는 전투 때 작전용으로 많이 쓰였다. 이후 다리는 교각이 설치되고 그 위에 상판이 놓이면서, 물이 막아놓은 길을 열어주는 '인간의 길'이 된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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