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시크라와 재계약…현대건설 에밀리도 잔류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가 외국인 선수 레즐리 시크라와 재계약한다.

도로공사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시크라와 재계약하기로 한국배구연맹(KOVO)에 통보했다. 한 시즌을 국내에서 뛰며 한국 문화와 팀 동료들에 대한 적응을 마쳤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양철호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이미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인 에밀리 하통과 재계약했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 이미 계약연장을 마친 상태였고, 미국에서는 경쟁상대가 될 수 있는 다른 팀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했다. 혹시라도 에밀리가 부상을 입어 새로운 선수로 교체할 필요성이 생길 수 있는 만큼 트라이아웃 참가선수들의 특징과 실력을 파악해두는 과정이 필요했다. 양철호 감독은 "지난해 트라이아웃에서 에밀리를 선택했을 때 주변에서 다들 '왜 그랬느냐'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에밀리가 보여준 지기 싫어하는 모습, 독기있는 눈빛 등이 마음에 들었다. 실제로 지난 시즌 팀을 위해 궂은 일도 해주는 등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했다.

GS칼텍스에서 뛰었던 캣벨,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알렉시스는 해당구단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시크라는 재계약을 마쳤으나 규정에 따라 30일 열리는 드래프트에 참가해야 한다. 에밀리는 트라이아웃이 시작되기 전 계약을 완료했고, 증빙자료를 KOVO에 제출해 드래프트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

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이 기존 선수와 재계약하면서 남은 네 팀이 새 외국인 선수를 선발한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KGC인삼공사는 드래프트 확률추첨에서 전체 120개의 구슬 가운데 30개의 구슬을 확보하고 있어 1순위로 지명권을 행사하게 될 확률이 25%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캐나다 대표팀의 타비 러브(라이트)나 알렉사 그레이(레프트) 등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두 번째로 많은 26개의 구슬을 보유하고 있던 도로공사가 시크라와 재계약을 선택하면서 22개의 구슬을 가진 GS칼텍스, 18개의 구슬을 가진 흥국생명 등이 반사이익을 얻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확률을 유지하기 위해 재계약을 선택한 구단들의 구슬도 빼지 않고 드래프트 지명순서를 결정하는 확률추첨을 진행한다. 도로공사가 앞선 순위를 차지하더라도 다른 선수를 지명할 수 없는 만큼 후순위 팀들이 원하는 선수를 선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