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례허식과 불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간소화한 장례...‘뜻 깊은 작은 장례 실천 서약서’ 제작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사진)이 작은 장례문화 개선에 나서면서 한 말이다.
구는 올해 초 작은 장례 확산을 위해 ‘뜻 깊은 작은 장례 실천 서약서’를 제작하고 주민을 대상으로 서약서 작성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서약서는 수의, 관, 음식대접, 염습, 부고범위, 부조금 등 자신의 장례식에 대한 내용을 미리 정해 가족에게 남기는 일종의 유언장이다.
구는 먼저 교회, 성당, 절 등 종교시설과 사회복지시설, 동 주민센터를 통해 ‘작은 장례 실천 서약서’ 작성 운동을 시작했으며 이미 200여 명이 참여했다.
문 구청장은 “장례식은 사적인 일이지만 이것이 사회적 문제로 인식됐을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며 작은 장례문화 운동에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과거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5대 도시에서 장례를 치른 20대 이상 성인 400명을 대상으로 ‘장례문화 의식 및 실태’를 조사, 69.5%가 장례비용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앞으로 서대문구는 장례문화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와 서약서 작성 운동을 지속, 작은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도 찾아 나갈 예정이다.
작은 장례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 개선이 어느 정도 확산된다면 음식대접도 간단한 다과로 대체할 수 있고, 최근 2일장도 늘고 있는 추세인데 이처럼 장례기간을 줄인다면 비용을 더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대문구는 시신 처리에 있어서도 기증이나 ‘자연장’을 선택할 수 있으며, 향후 일부 선진국처럼 가족, 친척, 친한 지인 등이 참여하는 ‘가족장’ 형태로 장례를 치른다면 장례의 의미도 더 살리고 보다 더 간소한 장례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석진 구청장은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적게 잡아도 500만 원 정도 들 수 있는 장례비용은 큰 부담”이라며 “저소득층 뿐 아니라 주민 모두에게 부담되는 지금의 장례문화를 바꾸는 것도 하나의 복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상업화로 왜곡되고 고비용 구조로 변질된 장례문화를 바로 잡기 위한 서대문구의 신선한 시도가 바람직한 장례문화 정착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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