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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조건부 36억유로 추가긴축 요구받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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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그리스가 18~19일(현지시간) 재개될 채권단과의 구제금융 협상에서 조건부 추가 긴축을 요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인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에 36억유로 규모의 추가 긴축을 요구하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 보도했다. 단 그리스가 향후 3년간 재정수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추가 긴축을 요구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EU와 IMF는 그동안 그리스의 재정수지 목표 달성 여부를 두고 의견차를 보였고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세계은행·IMF 연차 총회에서 입장을 조율했다. 그 결과 그리스 정부에 조건부 36억유로 추가 긴축 요구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EU와 IMF가 견해차를 보인 대목은 지난해 여름 마련된 구제금융 계획에 따라 그리스가 2018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초 재정수지(이자 비용을 뺀 재정수지) 흑자 비율 3.5%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 여부였다.

EU는 소득세와 연금 납입분 인상 등의 긴축 조치로 그리스가 54억유로의 추가 재정을 확보할 수 있고 따라서 3.5% 재정흑자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IMF는 긴축 조치로 발생하는 추가 재정 수입이 약 45억유로에 그칠 것으로 봤다. 2018년 GDP 대비 기초 재정흑자 비율도 1.5%에 그쳐 목표치보다 2%포인트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부족한 재정 목표 달성을 위해 36억유로 규모의 추가 긴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IMF는 주장했다.
EU와 IMF는 추가 긴축과 관련해 어떤 내용을 포함시킬지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IMF는 연금 삭감, 세금 공제 폐지 등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연금 삭감이 포함된 추가 긴축안이 그리스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36억유로 규모의 추가 긴축 요구 자체가 이미 합의된 긴축안에 더해지는 것이어서 그리스 의회에서 논란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36억유로가 더해지면 그리스가 감축해야 할 긴축 목표는 약 80억유로로 늘게 된다. 그리스 정부는 이미 합의한 긴축 내용 조차 의회 통과가 가능할지 확신하지 못 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측의 한 관계자는 추가 긴축 요구는 의회의 반란을 불러와 현 정부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36억유로의 추가 긴축 요구가 그리스의 또 다른 조기총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그리스 정부는 의회 반발을 누그러뜨기 위해서라도 추가 긴축 요구에 대한 당근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긴축안 수용의 대가로 채무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스 채무 재조정에 대해 IMF는 찬성 입장이다. 하지만 EU의 맹주인 독일은 반대 입장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지난 15일 세계은행·IMF 연차 총회에서도 그리스 채무 재조정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IMF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그리스 채무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IMF는 유로존이 그리스 채무를 탕감해주지 않으면 IMF가 담당해야 할 그리스 구제금융 자금을 집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여차하면 그리스 구제금융에서 아예 발을 빼겠다는 것이다. IMF는 원금까지 손을 대진 않더라도 최소한 상환 만기 연장이나 채무 이자 삭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채무 재조정을 두고 IMF와 독일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지만 독일 정부 관계자 사이에서는 독일이 결국 그리스 채무 재조정을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쇼이블레 장관이 계속해서 채무 재조정 불가를 주장하는 이유는 IMF를 압박하고 채무 재조정 규모를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그리스가 36억유로 규모의 추가 긴축안까지 포함한 구제금융 협상안을 통과시킨 후에 IMF와 독일이 그리스 채무 재조정에 대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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