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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스포츠마케팅 열전…'통큰투자' 한화·'짠돌이'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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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스포츠 투자, 그 속엔 기업 경영철학이 담겼다
'1등 DNA' 강조한 한화 김승연 회장, 투자도 화끈하게
'긴축경영' 포스코 권오준 회장…축구단 예산 줄여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스포츠 계절이 돌아왔다. 지난달 12일 프로축구에 이어 1일 프로야구가 개막한다. 스포츠 승패는 구단을 후원하는 기업의 투자 의지와도 맞물려 있다. 기업의 경영상황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기업의 실적이나 오너의 결단에 따라 스포츠 투자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화 그룹이 대표적이다. 지난 몇년 간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팬들에게는 '보살'이라는 별명이 뒤따랐다. 4년 연속 최하위 성적표에 팬들의 참을성이 '해탈의 경지'에 이른 것을 비꼬는 별칭이었다. 그랬던 한화가 달라진 것은 지난해부터다. 2014년 11월 경영에 복귀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야신' 김성근 감독을 영입했다. 리더를 바꾸고 화끈한 투자로 전력을 보강하면서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삼성과의 빅딜을 마무리하며 올해 '1등 기업 도약'을 천명한 한화그룹의 경영방침과도 닮아 있다. 김승연 회장은 올초 신년사를 통해 "1등 DNA를 몸에 습관처럼 장착해야 한다"며 '1등의 가치'를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11년 한화이글스 야구단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11년 한화이글스 야구단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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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선수진이 더 탄탄하다. 공격적인 영입전략을 통해 심수창, 정우람 등 대어급 선수들로 전력을 보강했다. 내부 자유계약(FA) 선수인 김태균, 조인성을 잔류시키며 FA 시장에서 지출한 돈만 2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 한화 유니폼을 입은 에스밀 로저스는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몸값(연봉 190만 달러, 한화 22억2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이는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가 유례없는 호실적을 기록하며 그룹을 든든히 받쳐주기에 가능했다. 한화이글스의 지분을 각각 40%씩 보유하고 있는 한화케미칼과 ㈜한화는 지난해 좋은 성과를 내며 그룹의 사기를 높였다. 한화케미칼은 영업익 3370억원으로 5년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한화 역시 전년 대비 47% 늘어난 75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야구단에 통큰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스포츠 성적이 그룹의 사기와도 연결돼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FC 서울과 전북 현대의 K리그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 내려와 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FC 서울과 전북 현대의 K리그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 내려와 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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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는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전북 현대를 빼놓을 수 없다. 전북 현대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선수를 영입한 유일한 팀으로 불린다. 전북 현대는 지난해 김신욱ㆍ김보경 등 해외에 진출했거나 K리그의 다른 팀에서 뛰고 있던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예산도 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2014년 기준으로는 28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위로 시즌을 마감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지원 덕분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브랜드 고급화 전략이 스포츠 구단에 대한 투자로 이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핵심 인재를 키우고 최상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스포츠에서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하고 높은 성적을 달성하는 것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반면 POSCO홀딩스 가 지원하는 포항스틸러스는 재정적으로 가장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스코는 축구 사랑이 남달랐던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의 영향으로 40년 넘게 포항스틸러스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철강 경기 불황으로 스포츠 투자도 위축됐다. 포항스틸러스의 예산이 줄어든 것은 권오준 회장의 취임과 맞물린다. 권 회장은 2014년 3월 취임 후 포스코의 경영 방침을 '긴축'으로 선회했다. 전임 회장이 무리하게 벌여놓은 계열사들을 정리하고 재무구조를 정상화시키는데 주력했다.

포항스틸러스 예산도 권 회장이 취임한 2014년 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최근에는 예년의 80% 수준에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전력 보강도 쉽지 않다. 2013~2014년 2년 간 포항스틸러스는 '용병'이라 불리는 외국인 선수를 한 명도 쓰지 못했다. 핵심 자원이라 여긴 김승대, 고무열 등은 각각 중국 옌벤, 전북 현대로 떠나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업계 관계자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 포스코를 짠돌이라 부르는 것도 틀린 말이 아니다"며 "골수 팬들이 많은 만큼 포스코의 지원이 줄어든 것에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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