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 위주 기수 문화 없애고 연공 서열 파괴
이미 삼성그룹은 조직 구성을 기존 5단계에서 4단계로 줄이는 인사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어 연공서열을 파괴하는 이 같은 움직임이 재계 전반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공동체 의식을 배양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간다는 정신을 주지시키기 위해 해마다 하계수련회를 진행해 왔는데 이를 폐지하기로 했다"며 "기수 중심의 문화가 연공서열이라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지적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의 '신입사원 하계수련회'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했던 1987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중동독감(메르스) 사태로 인해 취소된 것을 제외하면 매년 빠지지 않고 열렸다. 그
신입사원 하계수련회는 신입사원들의 단결과 공동의 목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그룹 내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로 여겨졌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신입사원들을 기수로 묶는 것이 공채 위주의 조직 문화와 연공서열의 기업문화를 낳는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제기된 것이다. 그룹 차원에서 공채를 진행해 계열사로 배분하던 인사 정책도 계열사별로 필요한 인력만큼 뽑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최근 삼성그룹이 바이오 등 새로운 사업에 적극 진출하면서 경력직과 해외 현지 채용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과거처럼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며 조직 단결을 강조하는 것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며 "나이와 연차가 아닌 실력과 실적으로 평가받는 조직문화를 뿌리내리는 과정에서 기수 문화의 상징이었던 하계수련회마저 폐지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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