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번호경선 명암]"안심번호라더니 조직싸움이었어요"
낙천자, 경선 승복 위해서는 로데이터 등 절차 공개 필요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안심번호라고 하더니 결국은 조직싸움이었어요. 응답률이 생각보다 너무 낮았어요."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경선에 참여했다 고배를 마신 A 후보자의 말이다. 당초 이 후보자는 경선을 준비하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안심번호에 큰 기대를 걸었다. 다른 말로 조직이나 당원 확보에 힘을 쏟지 않은 채 일반 유권자들을 만난 것이다.
하지만 실제 안심번호 경선은 낮은 응답률에서 확인되듯 유권자 대부분이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일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특정인들이 적극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령 경기도 고양을 선거구의 경우 1차 투표에서 유효투표수는 1630표였다. 5만명의 여론조사 대상 가운데 3.3% 가량만 응답한 것이다.
또 다른 선거구에서 경선을 준비한 B운동원은 지지성향 유권자들을 통해 몇 표가량 확보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역민들이 여론조사가 걸려오면 응답을 마친 뒤 해당 사실을 선거운동조직에 알려왔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의 승패가 조직의 규모와 단결력에 달리게 된 것이다.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자를 선출하는 것 자체도 문제다. 앞서 언급한 경기도 고양을의 경우에는 2위 3위 간의 표차이는 10.8표(정치신인 가산점 감안)에 불과했다. 여론조사의 속성상 이같은 표차이는 오차범위 내에 묶여서 통계적으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같은 차이를 기반으로 후보자간 우열이 결정되는 일들이 벌어졌다.
안심번호 운영 자체에서의 문제점도 발견됐다. 새누리당 강원도 속초고성양양 경선에 참여했던 정문헌 의원은 "양양읍 거주 제보자에 따르면 부재중 통화를 빼고 2차례 조사원과 통화가 이뤄졌다"며 "중복 통화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여론조사 기법상 여론조사를 했던 사람에게 또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를 묻는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민주 경기 고양을 경선에 나섰던 문용식 예비후보는 1차 경선 당시에는 전화를 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2차 경선(결선)에서는 전화를 받는 일들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똑같이 5만명을 대상으로 1차와 2차 경선이 진행됐는데 1차에서는 전화가 안가고 2차에서는 안 간 것은 여론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절차나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면 경선결과를 승복하고 수용하겠으나 이렇게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예비후보는 "당락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다만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문 예비후보는 "공천 결선절차에서 기술적인 오류로 당락에 영향을 받는다면 이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문제가 있으면 이를 밝히고 개선해야 공천 경선에 대해 국민들이 신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경선에서 패배한 상당수 후보측에서는 여론조사에 사용된 로데이터(Raw Data)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론조사의 조작가능성을 차단하는 동시에 경선 결과에 대해 승복하기 위해서는 로데이터 공개는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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