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신 대목장은 2008년 3월 말 광화문 복원용으로 문화재청이 공급한 최고 품질의 소나무 26그루 가운데 4그루(시가 1198만원)를 빼돌려 자신의 목재창고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화재청은 해당 목재를 광화문 복원 사업의 특정 부분에 사용하도록 지정했다. 하지만 신 대목장은 지정 목재 대신 개인 소유 우량목을 광화문 복원에 썼다.
신 대목장은 검찰 조사에서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희귀 대경목을 잘라 사용하는 것이 아까워 향후 궁궐 기둥 복원 등에 있는 그대로 쓰자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신 대목장은 경복궁 소주방(조선시대 임금 수라상이나 궁중 잔치음식을 마련하던 부엌) 복원 사업에 참여하고자 돈을 주고 문화재 수리 기술자 2명의 자격증을 빌린 혐의도 있다.
문화재 수리 등에 관한 법률은 특정인이 2개 이상의 문화재 복원 공사에 동시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에 당시 숭례문 복원 공사를 진행하던 신 대목장은 경복궁 소주방 복원에 참여하기 위해 다른 기술자들과 법인으로 따로 꾸려 참여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 소나무가 모두 환수되고 실제 범죄로 얻은 이득이 있다기보다 오히려 개인 목재를 투입해 손해를 본 사정 등을 고려해 벌금만 물리기로 했다”면서 “문화재 수리 관련 규정의 경우 복원 전문인력이 협소한 국내 사정을 감안할 때 개정될 필요성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목재 관리를 총괄하던 신 대목장의 조수 문모(51)씨를 국민기증목을 다른 용도로 쓴 혐의(업무상 횡령)로 벌금 300만원, 그 밖에 문화재 수리 자격증을 빌려준 기술자 등 13명도 각 벌금 300~500만원 약식 기소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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