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지능정보사회 민관합동 간담회'에 참석해 이세돌 9단고 알파고와의 바둑 대국과 관련해 이같이 말하며 "인공지능의 발전상을 확인하면서 모두가 충격을 받았고, 이세돌 9단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분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인공지능의 산업적ㆍ사회경제적 영향과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진형 소프트웨어(SW) 정책연구소장,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비롯한 인공지능 및 SW 관련 기업인 등 민간전문가 2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진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인공지능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만 가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산업혁명 당시 기계가 인력을 대체하면서 기계파괴 운동이 벌어질 정도로 두려움이 확산되었지만 결과적으로 기계문명의 발달로 인류의 삶이 훨씬 넉넉해지고 편안해졌다"는 예를 들었다.
박 대통령은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대처해야 할 방향과 관련해 ▶인공지능을 비롯한 ICT 분야 기술혁신을 보다 가속화하고 ▶낡은 규제와 관행을 과감하게 철폐하고 공▶공과 민간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인문학적 기초소양과 컴퓨터를 잘 활용하는 사고 역량을 길러주고, 고급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정보소외 계층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고용과 산업구조의 변화 등 중장기 영향과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겠다"고 제언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R&D 투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 주재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관련 분야 민간 전문가들과 관계부처 공무원 등으로 구성하고, 핵심과학기술 정책과 사업, 부처간 이견대립 사안을 톱다운 방식으로 전략을 마련하고, 조정 역할을 수행하면서 우리 R&D 시스템의 근본적 혁신을 추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국가과학기술심의회와의 역할 분담에 대해선 "부처 요구에 기반한 버텀업(buttom-up) 방식의 상시 심의와 조정 역할을 하는 한편, 과학기술전략회의 결정 사항의 후속 조치를 담당해서 양 회의체의 시너지 효과도 창출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