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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신뢰가 필요한 전통시장과 동네식당

최종수정 2020.02.01 22:59 기사입력 2016.03.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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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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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마다 독특한 음식이 있다. 부산은 돼지국밥, 밀면 등이 유명하다. 안타까운 한국의 현대사가 돼지국밥과 밀면에 담겼다. 한국전쟁 중 부산으로 많은 사람이 피난을 왔다. 난리 통에 먹거리는 늘 부족했다. 쇠고기 대신 돼지로 국밥을 끓였다. 돼지를 곤 멀건 국물로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였고, 건더기로 굶주린 배를 채웠다. 그리고 메밀 대신 밀가루로 냉면처럼 만들었다. 피난민은 밀면으로 고향의 향수를 달랬고, 부산 사람들은 쫄깃함을 알게 됐다.

부산에 독특한 음식문화도 있다. 극비수사라는 영화가 있다. 1978년 부산이 배경이다. 당시 어린이 유괴사건을 재구성했다. 부산 수사팀이 아이를 찾아 서울에 갔다. 형사가 수사 중에 간짜장을 시켰다. 왜 서울은 간짜장에 달걀후라이를 얹어 주지 않느냐고 투덜거린다. 부산은 간짜장을 시키면 달걀후라이가 얹어 나온다.
유래가 궁금했다. 부산 사람에게 물어봤다. 시원한 답을 듣지 못했다. 오히려 서울은 달걀후라이를 안 주냐고 되묻곤 한다. 중국집 주인도 잘 모르는 눈치다. 누군가는 간짜장이 비싸니 서비스 차원이란다. 얼마 전 요리방송에서 일반 짜장과 간짜장을 구분하기 위함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글쎄 그런 이유만은 아닐지 싶다.

간짜장의 달걀후라이는 신뢰의 상징이다. 간짜장의 달걀후라이는 노른자는 익혀 있지 않고 흰자로 쌓여 있다. 파전처럼 달걀을 부치지 않고, 튀긴다. 간짜장은 일반 짜장과 조리 과정이 다르다. 간짜장은 채소와 고기를 직접 볶는다. 재료를 볶기 위해 '웍'으로 기름을 달군다. 그 과정에서 달걀을 튀긴다. 즉 달걀후라이는 깨끗한 기름에 새롭게 볶았음을 표현한 듯하다. 소비자에게 주는 신뢰다.

소비자는 전통시장보다 대형마트를 선호한다. 동네 식당보다 대기업 뷔페를 찾는다. 소비자의 행태는 소득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소득에 맞춰 효용을 추구한다. 소득과 효용을 고려하면, 소비자의 선택은 당연하다. 그러나 전통시장과 동네 식당은 여전히 그대로다. 대형마트는 다양한 제품, 넓은 주차장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대기업 뷔페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가격까지 싸다.
그럼에도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와 동네 식당은 대기업 뷔페와 경쟁한다. 가격으로 승부하기 어렵다. 정부의 지원도 제한적이다. 지원은 소비자의 편리를 돕는 수준이다. 주차장을 확보하거나, 천장을 씌워 실내처럼 만들어 준다. 이런 현대화는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

전통시장과 동네 식당은 소비자에게 신뢰를 잃고 있다. 전통시장은 카드보다 현금을 선호한다.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온누리 상품권)도 거부하곤 한다. 반품이나 환불은 생각하기 어렵다. 동네 식당도 그렇다. 새로운 메뉴는 없다. 관광지 식당은 더 그렇다. 가격은 비싸고, 음식재료는 신선하지 않다. 마치 다시 볼 일이 없는 사람을 대하는 느낌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믿고 갔다가 더 실망한다.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은 없다. 신뢰를 쌓기는커녕 있던 신뢰도 사라진다.

그렇다면 달걀후라이처럼 신뢰를 쌓아야 한다. 한번 찾은 소비자가 다시 찾을 수 있는 신뢰가 필요하다. 전통시장과 동네 식당은 그동안 주민들과 쌓아 온 두꺼운 인정을 신뢰로 착각한다. 인정과 신뢰는 다르다. 요즘 소비자들은 인정보다 효용을 중요하게 여긴다.

전통시장은 시대에 맞는 상거래의 현대화가 필요하다. 결제, 교환, 홍보 등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와 신뢰를 쌓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전통시장은 관광 상품으로 남는다. 동네 식당은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하다. 소비자의 변화에 맞는 욕구를 채워줘야 한다. 믿고 찾을 수 있는 맛을 위한 노력이 우선이다. 중국집과 차이니즈 레스토랑은 다르다. 중국집이 생계유지라면, 차이니즈 레스토랑은 이윤창출이다. 중국집이 차이니즈 레스토랑이 돼야 한다.

정부 지원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줘야 한다. 현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알려주고, 그렇게 하는 곳을 우선 지원해야 한다. 나아가 자립할 수 있는 동기 유발과 기회 부여가 필요하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동네 식당은 경쟁 상대가 아니다. 그들의 아우성에 역한 반응은 소모적이다. 동네 식당을 위해 조리법을 전수하는 것이 진정한 상생이다.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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