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투자계획] 불황에 투자 늘린 재계, 정부 지원 호소(종합)
연구개발(R&D) 투자 세액공제 확대 요청
주형환 장관 "전담 지원반 구성…적극 검토할 것"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원다라 기자] 불황에도 전년 대비 5% 가량 투자를 늘린 재계가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것. 정부는 범정부 전담 지원반을 구성해 건의 사항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삼성·현대차·SK 등 주요 대기업그룹의 최고경영자(CEO)는 9일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주요 투자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요청했다. 행사에는 주형환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전영현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김진일 포스코 사장 등 17개사 주요 CEO가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자리에서 연구개발(R&D)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 정부의 세제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법인세율을 높이지 않는 대신 대기업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을 10%에서 3%로 축소한 바 있다.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미국도 지난해 대폭 늘렸고 일본은 재작년에 늘리는 등 세계 각국이 이를 확대해주고 있다"며 "우리만 거꾸로 투자세액공제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이와 함께 신산업 분야에 대한 R&D 투자도 모두 신성장동력 투자로 인정해달라고 건의했다. 신성장동력 투자로 인정받으면 일반 R&D 투자의 세액공제율(2~3%) 보다 17~18% 포인트 높은 공제 혜택을 받는다.
태양광 연계 에너지 저장장치(ESS)에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부여해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해외 항공기 엔진개발 사업 참여를 위해 장기저리금융을 지원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한국산 철강에 대한 세계 각국의 반덤핑 제재(AD)를 정부 차원에서 대응해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이에 대해 주형환 장관은 "주요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범정부 전담 지원반을 구성해 도로ㆍ용수ㆍ전력 공급 등 미시적인 사항까지 꼼꼼하게 챙기겠다"며 "기업의 건의에 대해서는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투자세액공제율 확대와 관련해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아직 3%를 적용받지 않은 업종을 중심으로 조정 가능성을 살펴보기로 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 충전소 확산에 기업이 나서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주형환 장관은 "정부는 한전을 통해 충전소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업계도 공동 투자 등을 통해 정부의 마중물 역할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주 장관은 이어 "올해 30대 그룹의 투자 계획이 123조원에 달하는 것은 불확실한 경제 여건에서도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30대 그룹의 투자계획이 금년 안에 모두 이행될 수 있도록 강력한 의지를 갖고 속도감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주요 대기업 CEO는 한 목소리로 올 한해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사장은 "기업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도 "요새 워낙 불투명한 것들이 많아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올해 경기가 어려운 것은 모든 기업들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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