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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폐쇄 한달]협력사 5000여곳 '줄도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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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개성공단 폐쇄 이후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곳은 입주기업만이 아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입주기업에 원부자재를 납품하는 5000여 협력사는 물론 식자재 등을 공급하는 유통 서비스업체 90여 곳,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업체들까지 줄도산의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입주기업 상당수의 협력업체 대금 지급 시기가 이달 말로 예정돼 있는 가운데 자금 지급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영세한 곳이 대부분인 협력업체의 경우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미 123개 입주기업을 지원하던 유통 서비스 협력업체 90여 곳은 대금을 지급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각종 시설과 설비를 관리ㆍ보수해 온 윤모 대표는 "그나마 2월 급여는 지급했지만 대금이 들어오지 않으니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우리는 개성공단이 닫히면서 사업 터전을 잃었는데 이미 정부는 관심 밖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건물 신축이나 개축을 하는 건설업체, 비누ㆍ치약ㆍ타올ㆍ식자재 등을 공급하는 유통업체, 식당 및 노래방ㆍ당구장 등을 운영하는 서비스업체가 1차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2~3차 협력사들은 5000여 곳이 넘는다. 124개 입주기업들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이들과 거래하는 영세 납품업체들은 당장 판로가 막히게 된다. 이들 협력업체 5000여 곳의 근로자 수는 12만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개성공단에서 물품을 받아 판매하기 위해 설립된 개성공단상회도 그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직영점을 시작으로 현재 5개 대리점이 운영 중이다. 실제 영업 기간은 2∼5개월에 지나지 않아 현 시점에서 매장을 닫게 되면 투자원금도 못 건지는 실정이다.

또 개점 준비가 한창이었던 서울 군자역점은 내부 공사비와 가게 계약금 등으로 이미 1억원 가량 지출했으나 이를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다음 달 개점 예정인 강남점도 마찬가지다. 출범 당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직접 다녀가 격려하기도 했던 상회는 올해 매장을 총 30개로 확대할 예정이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에서 제품을 납품받던 원청업체도 2차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한 원청업체 관계자는 "이미 본격적인 봄 신상품 판매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개성공단 폐쇄로 (납품받지 못해) 주력 상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카달로그 등 마케팅 준비가 소용없어 졌고 이번 시즌은 이미 포기했다"고 말했다.

입주기업과는 달리 협력업체에 대한 정부의 구제방안이 보이지 않는 점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정부 지원책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남북경제협력사업보험(경협보험)을 통해 최대 70억원(손실액의 90% 한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과 거래하는 협력업체 5000곳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협력업체의 수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실정이다. 입주기업이 무너지면 협력업체 상당수도 연쇄 도산하거나 인력 감축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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