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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요우커 씀씀이 키운 즉시환급제 시행 한달 "한도 너무 적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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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환급받으려는 외국인들 속속…소비도 점점 늘어

▲28일 신세계백화점 신관 1층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중국인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즉시 환급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8일 신세계백화점 신관 1층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중국인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즉시 환급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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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28일 오후 6시 30분께 신세계백화점 신관 1층 종합계산대. 중국말을 쓰는 여성이 여권과 함께 카드를 건넸다. 1층 계산대 담당 직원은 카드를 받아 긁은 뒤 면세를 받았다는 도장을 찍고 영수증을 건네 줬다. 직원은 "하루에 20~30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가세 즉시환급을 위해 카운터를 찾는다"며 "중국인 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 관광객들이 즉시 환급에 대해 물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유통업체가 외국인 관광객 대상 부가세 즉시환급을 도입한 지 한달이 되는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들의 씀씀이가 늘어나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즉시환급제 시행 뒤 저렴한 가격대 물건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환급 한도 확대와 시스템 도입 장벽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26일까지 롯데백화점 내 외국인 부가세 즉시환급 이용건수는 8800건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춘절 기간 부가세 환급 건수가 하루 평균 400건을 기록했다며 이날까지 부가세 환급 건수가 1만 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부가세 즉시 환급을 받는 외국인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5일부터 24일까지 현대백화점의 부가세 환급건수는 일일 평균 85건을 기록했다. 이는 1일부터 4일까지 일일평균 50건에 비해 1.5배 이상 많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부가세 즉시환급제가 시행되면서 외국인 소비도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춘절 기간 동안, 본점 외국인 고객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즉시환급 서비스를 받기 위해 추가 구매를 했다고 응답한 고객이 82명에 달했다. 춘절 연휴 본점에서는 일평균 400건 이상의 환급 건수가 발생됐으며, 해당 기간 은련카드 매출도 53%나 증가했다.
이날 찾은 백화점에서도 저층을 중심으로 환급을 받으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신세계백화점매관계자는 "화장품과 같은 상대적 저가 제품들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을 판매하는 고층 매장에서는 환급을 받으려는 관광객들을 만나기 어려웠다.

외국인 관광객이 사후면세점에서 세금을 제외한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즉시환급제는 올 1월부터 시작됐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건별 20만원, 총 100만원 미만까지 세금을 바로 환급받을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즉시환급제가 소비진작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 점차 다른 유통채널로 시스템을 넓혀가고 있다. 롯데슈퍼는 다음달 1일부터 명동점·공덕점·안산점 3개 점포에서 즉시환급시스템을 도입한다. 편의점 업체 세븐일레븐은 상반기 내에 POS시스템을 업그레이드시켜 즉시환급이 가능하게 만들 예정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주요 백화점들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이전부터 즉시환급이 가능한 지 물어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다"며 "요즘에는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해당 정보를 알고 오는 관광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영세한 업체들은 즉시 환급 시스템을 도입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월 현재 사후면세점 1만2000여개 가운데 즉시 환급이 가능한 곳은 100여 곳(0.008%)에 불과하다. 즉시 환급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환급 관련 사업자와 계약을 맺어야 하는 것은 물론 각종 하드웨어 장비도 구비해야 한다.

대기업 계열사인 세븐일레븐 관계자도 "즉시 환급을 시행하려면 별도의 POS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하는데다 여권 판독기와 같은 하드웨어적인 요소가 필요해 (도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환급 금액이 낮은 것도 유통업체들이 불만을 가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중국의 사치세 도입으로 명품에 대한 소비가 늘고 있는데 정책 방향은 소액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을 안가고 백화점을 오는 이유는 신상 명품을 살 수 있다는 것 때문"이라며 "상대적으로 백화점들이 수혜를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 대부분이 100만원 미만을 소비하고 간다. 현재 환급 금액은 적당한 수준"이라며 "다만 시행 초기인 만큼 업계의 다양한 의견들을 청취해 보완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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