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지수 상승률은 낮지만 생활 밀접 품목 가격 인상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워킹맘 이영란씨(35)는 채소와 소고기 가격이 구매할 때마다 오른 탓에 장보기가 무섭다. 이제 갓 돌 지난 아들을 위한 이유식 재료를 사다 보면 5만원권 한장으로 부족할 정도다. 미리 사서 쟁여둘 수도 없고 아이 먹을 식재료를 신선도가 떨어지는 싼 것만 찾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저귀와 분유 값까지 생각하면 아이가 먹고 입고하는 데만 매달 50만원 이상 들어간다. 여기에 소소한 생필품 가격도 연초부터 오른 탓에 생활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월급 빼곤 다 오른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는 요즘이다.
저물가를 걱정하는 정부와 달리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팍팍하다.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상승률과 체감물가 사이의 괴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과는 분명히 다른 양상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0.8%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0%대로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가 사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지수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수치만 보고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물가 수준은 통계와 다르다.
음식료품 가격 인상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참이슬)와 롯데주류(처음처럼)는 출고가를 각각 5.52%, 5.54% 올렸다. 출고가 인상액은 50~60원 수준이지만 편의점과 슈퍼에서는 400~500원 인상됐다.
음료 값도 오름세다. 코카콜라음료는 스프라이트 5개 품목의 공급가를 평균 7% 인상했다. 이어 풀무원은 두부ㆍ달걀ㆍ짜장면ㆍ핫도그 등 주력 제품 10여개에 대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36개 두부 제품의 가격을 5.3% 인상했고, 5개 달걀 제품 가격도 평균 3.9% 올렸다. 짜장면류 제품과 핫도그류 제품 가격도 각각 평균 3.1%, 11.9% 올랐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 선임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산출에 있어 현실성 있는 구성항목으로 개편돼야 소비자 물가와 실제 체감물가의 괴리가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