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경(孝經)'에 나오는 이 글귀는 지난주 정가에서 화제가 된 '성호사설-간쟁하는 일곱 신하'의 원전이다.
인터넷 시대를 넘어 모바일 시대가 됐지만 여전히 '소통'이 문제가 되는 시대다. 요즘 리더들은 경쟁을 하듯이 소통을 강조한다. 정치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체 사장들도 "내 방문은 활짝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들어와 얘기하라"고 기회될 때마다 얘기한다. 하지만 실제로 리더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 조직원은 드물다.
효경처럼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한 '논어(論語)'에는 "임금을 섬김에 너무 자주 간언하면 욕을 보게 되고, 벗을 사귐에 너무 자주 충고하면 소원해 진다"는 말이 나온다. 임금에게 간언을 해도 듣지 않으면 그만둬야 일신의 화를 면할 수 있고, 친구에게도 충고를 하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만둬야 친구를 잃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친구에게도 바른말을 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윗사람에게 바른말을 하는 것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공자는 자신의 제자인 '남용'이 나라에 도가 있으면 쓰일 것이요, 도가 없더라도 형벌은 면할 것이라며 자신의 조카를 시집보냈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제자에게 조카를 맡긴 셈이다. 이게 '인지상정'이다.
전필수 증권부장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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