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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박수경 듀오 대표 "결혼은 이제 국가적 난제…비용보다 효용 따져보세요"

최종수정 2016.02.22 10:40 기사입력 2016.02.2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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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경 듀오 대표의 '결혼예찬'
홈페이지 만들고 전국 돌며 '가치' 역설
1600여개社 난립 속 1999년부터 부동의 1위
무한경쟁시대 합리적 가격 등 변화 나설 때
정부 기금조성 등 실질적 정책 지원 필요

▲지난 19일 박수경 듀오 대표는 강남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결혼정보회사 대표로서가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미혼남녀들에게 결혼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조금이나마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박수경 듀오 대표는 강남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결혼정보회사 대표로서가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미혼남녀들에게 결혼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조금이나마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중매를 잘하면 술이 석잔, 못하면 뺨이 석대다. 아예 중매를 본업으로 내세운 이들에게 기준은 더욱 가혹하다. 잘해야 본전이기 때문이다. 결혼정보업체에 대해 혹독한 기준을 들이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최초의 최연소 여성 임원에서 2014년 결혼정보회사 듀오 사장으로 발탁된 박수경 대표는 "어렵지만 보람되는 일"이라고 소회했다. 물건을 사고파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고 나누는 일이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조심스럽다는 그는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1년10개월을 보냈다. 이 짧은 기간 동안 그는 어느새 '결혼전도사'가 됐다. 듀오에 와서 가장 공들인 것도 바로 '결혼의 가치'를 알리는 일이었다.

전국을 다니며 대학과 학회는 물론이고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결혼특강'을 하며 친결혼문화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20대 청춘들이 연애ㆍ결혼ㆍ출산을 포기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였다. 그러나 청춘남녀들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은 갈수록 바뀌고 있다. 한 조사에서는 중학생 2명 중 1명이 '결혼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이어령 교수가 고소영ㆍ장동건 부부 결혼식 주례에서 한 말을 인용하며 결혼의 가치에 대해 피력했다.

"우리는 인생의 3분의1을 아들ㆍ딸로, 3분의1은 남편ㆍ아내로, 나머지 3분의1은 아버지ㆍ어머니로 살아가는데, 인간의 총체적인 삶이란 이 세 조각을 각각 다 맞춰야 온전한 모양의 그림이 되는 퍼즐과 같다고 하더군요. 인생을 먼저 살아본 선배로서 결혼은 인생에서 할 만한 가치가 있고 또한 행복한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박 대표는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인식되는 사회 속에서는 결혼정보업체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봤다. 많은 이들이 물리적, 시간적 제약으로 결혼을 뒷전으로 미루거나 결혼 적령기를 지나치게 돼 막상 결혼하려면 주변에서 결혼 상대자를 찾기 어려워지는데, 그만큼 합리적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서 결혼정보업체의 역할도 덩달아 커진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국가가 결혼정보회사를 운영하는 싱가포르처럼 국내에서도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혼정보업계의 시장 상황이 그리 녹록한 것만은 아니다. 국제결혼 포함 국내에 결혼정보회사만 약 1600여 개가 있고 최근에는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소셜데이팅 업체들까지 난무하면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듀오는 1999년부터 업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이같은 시장 상황에서 생존전략을 짜기란 쉽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무한경쟁시대에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신소비트렌드로 떠오른 지금 듀오의 전략도 바뀌어야한다는 말들이 오가고 있다.

박 대표는 "본인이 설정해놓은 조건 속에서만 기계적으로 프로필을 돌렸으면 놓쳤을 만남도 듀오는 다르다"며 "자신도 몰랐던 성향, 가치를 커플매니저가 파악해 이를 전달해주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결혼하지 못한 이들에게 그는 '다 가지려고 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이성에 대해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며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데 이런 욕심을 버려야한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모래알을 꽉 쥐면 쥘수록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결국 얻는 양은 적어진다. 세상을 사는 이치도 이와 같다"며 "결혼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혼을 통해 본인이 부족한 모든 것을 채우려고 하는 것은 모래알을 움켜쥐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불리한 것은 다 빼고 유리한 것만 갖고 거기에 상응하는 상대를 고집하는 이들에 대한 일침이다.

박 대표는 "결혼은 현실적으로 분명 포기하게 되는 게 있게 마련이고 포기한 것에 대해서는 미련을 갖지 않되,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전부를 얻은 것처럼 즐기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듀오에 오자마자 한 일이 '결혼캠퍼스'라는 홈페이지를 개설,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일이었다. 결혼캠퍼스에서는 기업, 국회, 언론, 학회, 시민단체 등과 함께 범국민 결혼문화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명사 칼럼, 인터뷰 등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결혼을 앞둔 국내 미혼남녀라면 누구나 한번씩 꼭 방문해야하는 사이트로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또한 정부와 기업도 나서서 결혼 친화적 환경을 조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혼은 개인과 기업의 시장 논리로써 풀 수 없는 국가적 난제"라며 "이는 우리 사회가 결혼ㆍ출산을 효용보다 비용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결혼기금조성법을 제정해 결혼을 하려고 노력하면 이득을 주는 등의 보다 획기적인 정책들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결혼전도사' 박수경의 듀오는 앞으로 어떤 색으로 꾸며질까. 아모레퍼시픽을 나올 때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박 대표에게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지금도 늘 이 말을 가슴에 새긴다는 그는 '결혼'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곳을 만들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은 직업과 결혼의 선택에 따라 달라집니다. 결혼의 형태와 가치는 앞으로 계속 달라지겠지만 그때도 '혼자가 아닌 듀오'로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일조하고 싶습니다."


대담=이초희 유통부장정리=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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