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주식보다 더 높은데 시세차익 외에 이율 얻기 어려워…신중하게 접근해야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금은 과연 안전자산일까. 아니면 위험자산일까? 금은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금값이 오르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금값의 변동성은 무척 커졌다. 금의 위상이 투자수단으로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다.
16일 NH선물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4월물은 온스당 81.70달러(7.06%) 급등한 1239.40달러에 마감했다. 한국 시장에서도 가격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 확대로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다. 코스닥지수가 6.06% 폭락한 12일 KRX금시장 거래량은 5만6672g을 기록, 이틀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따라 시중은행의 금 적립 계좌도 인기를 끌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작년말 5213억원에서 올해 1월말 5531억원으로 318억원(6%) 증가했다. 서민층을 중심으로 1~100g 사이 미니골드바의 판매량도 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100g 이하 골드바 판매개수는 1월 기준 3261개가 팔려 1년 전에 비해 10% 늘었다. 100g 이하 골드바 판매는 지난해 월평균 2962개 수준이었다.
다만 금을 안전자산으로만 보고 매수하기엔 위험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과 관련된 상품들은 이율이 꾸준히 나오는 상품이 아니라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에 대한 대체투자용으로 권하는 상품"이라면서 "가격의 변동성도 심해 올인하기보다는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가져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홍성기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은 하루 가격 변동폭이 매우 커서 안전자산이라 부르기 어려워 금을 주가 하락에 대한 방어자산으로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상무는 "금을 단기에 시세차익 목적으로 구매하려는 분들보다 '유사 현금'으로서 기능하는 점을 감안해 북한 도발 등 지정학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매입하려는 수요가 많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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