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프로스포츠 팀의 감독을 흔히 ‘아버지’에 빗댄다. 하지만, 어찌 아버지뿐일까. 엄하면서도 마음 넓은 전통적인 아버지상이 있는가하면, 작은 것 하나까지 챙겨주는 어머니상도 있다. 형, 누나처럼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감독을 최고로 치는 선수들도 있다.
▲때론 불호령? 속 깊은 아버지=감독은 때때로 불같은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7일 2015~2016 여자프로농구 4년 연속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위성우 감독(45)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역대 최소경기(28경기·24승 4패)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었다.
▲자상하게 챙겨주는 어머니=노자(老子)는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고 했다. 감독의 세계에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선수들이 스스로 움직인다면 그 효과는 배가된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서정원 감독(45)은 2012년 12월 12일 사령탑에 올랐다. 주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렇게 착한 성격으로 선수단을 휘어잡을 수 있겠냐는.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삼성은 견고해졌다. 서 감독은 지친 선수들을 달래며 선수단을 하나로 만들었다. 선수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잠재력을 이끌어냈다.
이 감독은 15년간 현역 시절(1995~2010)동안 ‘스타플레이어’로 군림했다 이 감독을 지켜보며 꿈을 품었던 선수들은 형 같은 그를 잘 따른다. 서울 삼성의 베테랑 가드 주희정(39)도 “포근한 형처럼 느껴지는 이상민 감독은 가장 이상적인 지도자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좋은 감독의 유형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 이상적인 지도자는 다양한 선수들을 조련하기 위해 이 모든 기질을 제 때에 발휘해야 한다. 주희정은 만일 감독이 된다면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처럼 카리스마 있고, 유재학 모비스 감독처럼 재치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김진 LG 감독처럼 선수들에게 맡길 필요도 있다”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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