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스무 이튿날 이른 아침
대축마을에 봉화가 올랐다
차가운 공기를 깨는 뜨거운 기운으로
휴화산 뚫고 용암 분출하듯이
봉홧불 타 올랐다
새 아침이 시작되었다고
오늘도 해가 떠오른다고
간밤에 뒷산 구재봉에 눈이 내렸다고
우리집 영감이 기침했다고
옆집에도 뒷집에도 모두 안녕하다고
아들 손자 기다린다고
봉홧불 피워 올린다
건넛마을 외둔과 대촌
입석과 봉대에도 피워 올린다
봉홧불 피워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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