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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형' 죽인 동생…'벌금 30만원→징역형' 왜?

최종수정 2016.02.01 10:15 기사입력 2016.02.0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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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부터 지속적인 구타 시달려…국민참여재판 1심 '살인죄' 무죄 나오기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자신의 후배들은 물론 피고인의 친구들 사이에서도 ‘무서운 형’으로 소문이 나 있었는데…."

'무서운 형'을 칼로 찔러 살해한 A군(사건 당시 만15세) 사건에 대한 법원의 배경 설명이다. A군은 계속되는 폭행을 견디다가 자신의 형인 B군(사건 당시 만 17세)을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예비적 죄명 살인치사)로 기소됐다.
하지만 1심은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내렸다. 당시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1심은 타인의 오토바이를 탄 혐의(무면허 운전)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들은 살인 혐의에 대해 전원일치로 무죄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대법원


고교 1학년생이었던 A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형에게서 구타를 당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형은 술을 마시게 될 경우 더욱 자제력을 잃어 폭력의 강도가 더했다. A군이 부모 등 주변의 도움을 구할 경우 보복의 강도는 더했다.

사건은 지난해 4월 벌어졌다. 술을 마시고 돌아온 B군은 A군에게 시비를 걸고 폭행을 시작했다. 아버지가 돌아와 두 사람을 말렸지만, B군이 아버지와 다시 다퉜다. A군은 주방에서 식칼을 가져와 찔렀고, B군은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A군은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칼로 찔렀던 당시에 피고인에게 망인의 사망을 예견하고도 그 사망의 결과를 용인할 의사, 즉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죽일 의사를 갖고 칼로 찔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배심원들은 "피해자가 부친에게 폭력을 행사할 것처럼 달려들어 부친이 이에 맞서는 상황이었으므로 피고인은 피해자가 부친을 해할 것을 제지하기 위하여 칼을 가져왔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죄 판단 이유를 밝혔다.

A군이 겪은 폭력과 안타까운 사건의 배경 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하지만 B군은 A군의 칼에 찔려 숨을 거뒀다. A군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2심은 B군이 '무서운 형'으로서 오랜 시간 폭력을 행사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A군의 살인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친 피해자의 상습적인 폭력에 못 이겨 칼로 그를 토막 내어 죽이는 상상을 하였을 정도로 피해자에 대한 악감정이 있었으므로 살인의 동기는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2심은 "설령 피고인이 감정적으로는 피해자의 사망을 원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살인죄의 구성요건을 실현할 고도의 개연성을 인식하고 그 결과를 야기하기에 충분한 실행행위를 감행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2심은 사건의 배경에 주목하며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 6월을 선고했다. 2심은 "초등학생 때부터 피해자에게서 지속적으로 심한 괴롭힘과 폭행을 당해 왔고,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오히려 보복이 심해져 3일 동안 구타를 당하고는 경찰 지구대에 피해자를 신고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2심 재판부 판단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공소사실 중 살인의 점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살인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면서 A군의 상고를 기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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