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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좇다보니 어느새 등뒤에 와있는 中…제조업 한국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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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엔저와 원천기술, 중국의 기술개발에 추격을 받고 있는 한국.

일본의 엔저와 원천기술, 중국의 기술개발에 추격을 받고 있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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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해외시장에서 일본을 좇아온 한국 제조업이 일본을 따라잡는 사이 중국의 거센 추격에 직면해 있다. 한때 절대 우위에 놓여있던 품질경쟁력은 중국의 무서운 기세에 기술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고 철강, 석유화학 등의 중후장대산업은 중국발(發)공급과잉의 여파로 국내외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24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의 산업구조나 성장주도 산업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일본과 매우 유사한 변화 추이를 보여 왔다. 그동안 후발국의 이점을 적절히 활용한 빠른 생산성 추격을 지속한 결과 한국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최근 들어 일본을 추월했다. 일본은 1990년대 장기침체 이후 생산성도 둔화되면서 대미 격차가 오히려 확대된 반면, 한국은 꾸준히 격차를 축소했다.
-韓제조업 생산성 日보다 앞서

2013년 한국 제조업의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10위를 기록했다. 세계 10대 제조업 대국과 비교하면 2013년 한국 제조업의 취업자당 생산성은 미국, 프랑스에 이어 3위다. 일본 이외의 주요 제조업 대국과 비교할 때, 한국의 취업자당 생산성은 2007년에 이탈리아, 2012년에 영국, 2013년에 독일을 추월했다. 제조업 내 세부 업종별로는 특히 전기전자, 금속제품, 섬유 업종에서 대일 생산성 우위가 컸다.

-韓 수출경쟁력 전진 日 후진

세계시장에서 그동안 한국은 반도체, 통신기기 등 제조업 강세와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왔지만 일본은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2004년 당시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50개국의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3.06%로 일본(7.73%)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2014년 한국의 점유율은 3.34%로 소폭 상승한 반면에 일본은 3.22%로 4.51%포인트가 급락했다.
2005년과 2015년 10년간 포천 500대 기업에 선정된 기업숫자의 변화만 봐도 한국이 11개에서 17개로 늘어난 반면 일본은 80개에서 54개로 줄었다.
한 제철소의 고로사진.<자료사진>

한 제철소의 고로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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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좇는 사이 좁혀진 中과의 기술격차

그 사이 한국과 중국 제조업의 기술격차는 더욱 좁혀졌다. 산업연구원의 '국내 제조업의 업종별 기술 수준 및 개발동향'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은 우리 제조업의 기술력이 중국에 3.3년 앞선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 2011년 조사 결과인 3.7년보다 격차가 0.4년 줄어들었다. 중국 제조업과의 기술 격차는 업종 전반에 걸쳐 고르게 줄어들고 있다. 중화학공업은 3.5년을 유지했지만 경공업(2.9년), 정보통신산업(2.6년)에서는 기술 격차가 3년 미만이었다.

중국의 추격은 거세지고 있지만 국내 업체의 연구개발(R&D) 실태는 더욱 악화한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대상 기업 가운데 연구개발 수행 기업의 비율은 69.5%로 지난 2011년 81.9%보다 크게 떨어졌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연구개발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5년 연구개발 지출이 가장 많은 세계 1000개 기업 가운데 중국 기업은 8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114개로 급증했다. 국내 기업들은 전자ㆍ자동차ㆍ철강ㆍ조선 등 제조업 전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어 중국이 순식간에 한국을 따라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중국이 철강, 석유화학 등에서 공급과잉을 겪으면서 저가제품을 대거 해외로 쏟아내면서 한국 기업들이 해외는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설땅을 잃고 있다.

-日 첨단기술 분야 막강…中 제조업에 혁신 더하는 프로젝트

일본이 역습을 준비하고 중국이 제조업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한국으로선 일본을 따라잡고 중국의 추격을 물리치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바이오 기술과 의료정밀기기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여전히 한국에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데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아베정권의 엔저정책은 일본의 가격경쟁력에 힘을 보태고 있고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도 우리에게는 악재다.

중국은 제조업혁신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중국 제조 2025'은 향후 10년간 ▲혁신능력 제고 ▲품질 제고 ▲제조업-정보화 결합 ▲녹색성장 등 4대 과제를 시행해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정책이다. 이에 중국은 차세대 정보기술 및 항공우주 등 10대 산업을 중점 육성하는 한편, 경제 전반에 걸쳐 대외개방을 확대해 외자 유치 및 해외 투자진출을 활성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지정한 10대 산업은 우리 정부가 집중 육성하고 있는 19대 미래성장동력 산업과 12개 업종(지능형 로봇과 스마트바이오생산시스템 등)에서 중복되는 만큼, 이를 통해 향후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제고되면 우리 기업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제조업은 추격자로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왔으나 기존의 추격형 발전전략은 점차 유효성을 상실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침체에 따른 업황부진과 중후장대산업의 대규모 부실과 구조조정, 저성장·저물가·저유가·저원자재가격 등의 내우외환으로 동력을 얻기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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