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애국의 길' 경부고속도로… 3개월 옥천터널 공사, 25일만에 끝내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아무도 나서지 않는 공사, 수익 포기해야했다."


옥천군과 영동군을 연결하는 당제터널(현 옥천터널) 공사 현장 모습.

옥천군과 영동군을 연결하는 당제터널(현 옥천터널) 공사 현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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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대동맥으로 불리는 경부고속도로가 불과 2년 5개월만에 완공됐지만 정 회장은 대전~대구 구간, 옥천군과 영동군을 연결하는 당제터널(현 옥천터널) 공사를 '대한민국 건설사 최대 난공사'로 꼽았다.

실제 소백산맥을 가로지르는 이 터널은 지형이 험난해 최신 중장비들도 줄줄이 고장났다. 여기에 퇴적층으로 이뤄진 지층 탓에 수시로 벽이 무너져 사상자가 발생했다. 임금을 두 배로 올려도 나서는 사람이 없어 공사는 하루에 30cm, 많아야 2m를 겨우 나갔다.


공사기간을 맞추라는 정부의 압박도 부담이었다. 당시 이한림 건설부 장관은 일주일마다 현장을 방문했고 박정희 대통령도 독촉하기 시작했다.

이때 정 회장은 결단을 내린다. "문제는 돈벌이냐, 명예냐 둘 중의 하나다. 어차피 이번 사업으로 현대가 돈 벌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명예라도 살리겠다"며 막대한 적자를 감안하고 단양시멘트에 일반시멘트 생산을 중단, 빨리 굳는 조강시멘트만 생산할 것을 지시했다.


이 시도로 공사 재개 25일이 되었을 때 당제터널 남쪽 끝에서 '만세' 소리가 들렸다. 3개월이 걸릴 예정이던 공사가 완공된 것. 당제터널 공사에 막대한 돈이 투입됐지만 공사 기간을 3분의 1로 단축, 25일만에 공사를 끝냄으로써 예상보다는 손실을 줄일 수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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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사정을 양봉웅 전공구 소장은 이렇게 전한다. "문제는 채산이냐, 주판을 엎어 놓고 할 것이냐에 달려 있었다. 현대의 기업주가 주판을 엎어놓고 '하겠다' 하면 그 일은 되는 것이었다"며 "터널공사의 왕으로 불리던 전문가들도 불가능하다고 하던 공사를 현대의 저력과 정 회장의 결단이 이뤄냈다"고 평했다.


'우리나라 재원과 우리나라 기술과 우리나라 사람의 힘으로 세계 고속도로 건설사상 가장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길.' 정 회장은 경부고속도로 완공 후 추풍령에 세운 기념비에 적힌 이 글귀를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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