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재용, 합병 전 회동 부적절…"합병 조율 의심"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체결 전 삼성물산의 주식을 꾸준히 매도해 주가하락에 일조하면서 결과적으로 7900억원의 혜택을 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보도자료에서 "국민연금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전) 한 달 동안 삼성물산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삼성물산의 전반적인 주가하락을 이끌었다"며 "결국 합병비율은 1대 0.35로 결정됐고,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가(家)는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율 34.98%를 보유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는 훼손된 반면 이재용 부회장으로 대표되는 삼성가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면서 "2000만 국민의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공단이 연기금의 수익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적극 협조했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또 국민연금 관계자들이 지난 7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투자위원회의 결정이 있기 사흘 전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임원들의 만남이 부적절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연금의 주식 의결권행사를 전문위원회가 아닌 투자위원회가 자체적으로 결정한 점, 공단이 적정 합병비율을 1대 0.46으로 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1대 0.35라는 낮은 합병비율에 찬성한 점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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