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4월부터 회삿돈 700억원을 운용하며 롯데칠성 등 가치주에 투자했던 그는 6년만에 회삿돈을 2800억여원으로 불리면서 명성을 떨쳤다. 이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2006년 4월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를 내놨다.
펀드 운용 철학은 그때나 지금이나 줄곧 가치투자다. 기업가치보다 저평가된 종목을 사서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 파는 것이다. 1999~2001년에 걸쳐 주가가 5만5000원에서 30만원까지 오른 롯데칠성을 통해 가치투자의 힘을 확인한 이 부사장은 흔들리지 않고 가치투자 원칙을 고수한다. 주가가 크게 내리는 종목이라도 가치주면 사고 오를 것 같은 종목이라도 비싸면 사지 않는다.
그 동안 시련도 또 한 차례 있었다. 2009년 한 해 코스피 상승률이 45%에 이를 때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 수익률은 40%로 국내 주식형펀드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1조4000억원이었던 펀드 설정액은 순식간에 70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1999년 IT 버블과 롯데칠성의 악몽이 떠올랐지만 그는 시장과 타협하지 않았다.
오는 2016년이면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가 태어난지 10년이 된다. 현재 이 펀드의 운용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성장했고, 누적 수익률은 170%를 기록하고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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