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세 판가름하는 2분기 경기부양 위해 기준금리 인하하나…가계부채 문제도 주요변수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메르스와 엔저(低) 원투 펀치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역할론'에 불씨를 당기고 있다. 한은이 낙관했던 내수 회복세는 메르스로 상처를 입었다. 엔화약세로 수출도 6년래 가장 크게 떨어졌다. 우리 경제를 떠받드는 내수와 수출이 같이 휘청이면서 금융통화위원회(11일)를 하루 앞둔 한은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터지기 전만 해도 한은의 경기 전망은 밝았다. 4월28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이주열 총재는 "주택ㆍ증시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5월26일에는 "소비자심리지수가 소폭이긴 하지만 개선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5월말 불거진 메르스 사태는 찬물을 끼얹었다. 모건스탠리는 우리나라 소매판매가 6월 중 10% 줄고 요식업 매출도 15%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메르스 악재로 인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3%에서 2.8%로 내렸다. 이 총재가 5월 경제동향간담회에서 "2ㆍ4분기 경기상황이 우리 경제 회복세의 지속여부를 판가름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던 것을 감안하면 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 조건은 어느 정도 갖춰진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필요 충분 조건에도 '가계부채'를 무시할 수 없다. 4월중 가계부채는 월별 최대액인 10조1000억원이 늘어 잔액 기준 765조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금리정책은 모든 채권자와 채무자에 무차별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득실 계산'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한은은 경기부양의 필승카드로 통화정책이 아닌 재정정책을 내심 바라는 것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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