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VS삼성물산'…치열해지는 여론몰이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간 여론 공방전이 제 2라운드에 돌입했다.
close 증권정보 KOSDAQ 현재가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전일가 2026.04.23 15:30 기준 은 엘리엇을 '먹튀 세력'으로, 엘리엇은 삼성에 대해 '주주가치 훼손 세력'으로 규정하며 맞서고 있다.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 자 간의 여론몰이가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고요한 우물에 돌을 던진 건 엘리엇이었다. 수면 밑에 있던 엘리엇은 지난 4일 '경영참가'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 했을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으며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지분 추가 매입 목적을 당당히 밝힌 것이다.
엘리엇은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는 "노코멘트"로 대응했다. 국내 언론이 삼성물산 지분 추가 매입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는 경계감에서다.
역시 시장과 언론은 엘리엇의 예상대로 였다. 차익을 노린 투기 세력 혹은 기업 경영권 훼손으로 몰아갔다.
엘리엇은 그냥 있을 수 없었다. 9일 다시 보도자료를 냈다. 한국측 자문사인 법무법인 넥서스를 통해 삼성물산을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는 '2차 공격'이었다.
엘리엇은 "이번 합병안이 명백히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며 불법적이라고 믿는 데 변함이 없다"며 "이에 합병안이 진행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삼성물산과 이사진들에 대한 주주총회결의금지 등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주주가치 보호라고 선을 그은 것.
삼성물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양사 간 합병비율은 자본시장법상의 규정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시장이 현재 평가한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적용한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그런데도 엘리엇이 공세 강도를 높여오자 이번엔 구체적 데이터를 제시하며 반박에 나섰다.
10일 삼성물산은 주가가 낮은 시점을 고의로 선택해 합병 비율을 불리하게 결정했다는 엘리엇 측의 공격과 관련해 대형 건설업계의 공통된 미래 불확실성이 합병 판단의 근거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 1분기 기준 삼성물산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7배다. 다른 대형건설사들은 GS건설이 0.61배, 현대건설은 0.81배, 대림산업이 0.50배 정도다.
삼성물산은 "미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합병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내고 효율을 제고해 회사 가치를 높이는 것이 주주들을 위해 더 바람직한 것이라고 판단해 합병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리엇과 삼성물산 양측은 여론몰이를 통해 우군 확보에도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해 삼성 계열사 등 주요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삼성물산은 해외 연기금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합병의 배경과 필요성을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노력에도 불구 일부 개인투자자들 엘리엇쪽에 동조하고 나섰다. 삼성물산 일부 소액 주주들은 엘리엇과 연대를 선언했다.
이들은 ‘삼성물산 소액주주 연대’(http://cafe.naver.com/black26uz3)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다. 현재 위임 의사를 밝힌 삼성물산 주식은 25만7573주다. 9일 종가 기준으로 175억원어치다. 이는 삼성물산 발행 주식의 0.16%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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