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람보르기니 사고 이상하다 했더니…'보험사기' 결론

경찰, 람보르기니 차주와 공범 2명 구속…SM7 차주 등 3명은 불구속 입건

3월14일 발생한 람보르기니와 SM7 추돌사고.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수억원대에 이르는 고가의 외제차 접촉 사고로 이목이 집중됐던 '거제 람보르기니 사건'은 결국 차주와 공범들이 꾸민 보험사기극으로 드러났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우발적인 차량 접촉사고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내려 한 사기미수 혐의로 람보르기니 차주 문모(31)씨와 공범인 외제차 동호회 회원 안모(30)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사기극에 가담한 SM7 차주 이모(32)씨와 람보르기니 동승자 김모(31)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 14일 정오께 거제 시내 사거리에서 이씨가 몰던 SM7 차량이 람보르기니를 뒤에서 추돌한 것처럼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차량 수리비 9900만원을 가로채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짜고 친 추돌 사고로 SM7 보닛과 람보르기니 뒤쪽 범퍼 등이 파손됐다.

경찰 조사 결과 람보르기니 차주인 문씨가 안씨에게 고의사고를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씨는 SM7 차주 이씨에게 "용돈이나 벌자"고 부추겨 사고를 냈다.

이들의 범행은 추돌 사고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파만파 퍼지면서 미수에 그쳤다. 당시 고가의 람보르기니를 들이받은 SM7 차주에 대한 동정론이 일면서 사고 현장 사진이 확산됐다.

사고가 난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의 차량 수리비가 최고 1억4000만원으로 추정됐고 렌트 비용도 하루 2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해당 람보르기니의 새 차 가격은 4억원을 넘고 중고차 값도 1억원에 달한다.

사고 직후 SM7 차량 보험사인 동부화재는 조사에 돌입했다. 동부화재는 자체 조사 결과 사람의 왕래가 많은 곳에서 속도를 내기 힘든 구간임에도 SM7 차량의 에어백이 터질 정도로 충격이 컸고, 충돌 당시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이 없었던 점, 도로 표면에 급정거시 나타나는 스키드마크도 발견되지 않았던 정황 등을 종합해 고의적인 사고로 결론내고 사건을 경찰에 넘겼다.

동부화재는 이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고의성이 있는 사고'라는 내용이 담긴 합의서와 보험금 청구 포기서에 차주 서명을 받았다.

고의 사고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람보르기니와 SM7 차주는 두 사람이 서로 아는 사이인 것은 맞지만 사고를 일부러 내진 않았다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이 사건을 원점에서 조사한 경찰은 보험금을 노린 사기극으로 결론냈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사고 전날과 당일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분석하는 한편 교통사고 폐쇄회로(CC)TV 영상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이들이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범행을 주도한 문씨와 안씨에 대해서는 9일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후 구속했으며 나머지는 가담 정도가 경미해 불구속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