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택배 체계가 잘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조만간 무인항공기(드론)를 이용한 당일 배달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걸음마 단계에 있는 인도의 전자상거래 택배시장은 다르다.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오는 2020년 인도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1000억달러(약 109조6600억원)로 폭풍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인도의 전자상거래 업계는 독특한 방식으로 택배의 어려움을 헤쳐 나아가고 있다.
반세기 전부터 등장한 뭄바이의 다바왈라는 5000명 정도에 이른다. 이들은 하루 약 15만개의 도시락을 직접, 혹은 자전거나 열차로 배달한다. 대다수가 문맹인 이들의 임금은 매우 싸다.
다바왈라들은 날마다 배달하는 숱한 도시락을 구별하기 위해 각기 다른 색의 페인트로 표시해놓는다. 이런 식으로 출발지와 최종 목적지가 분류된 도시락은 배달 사고 확률이 1600만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정확히 건네진다.
인도의 우편 배달 시스템은 세계 최대 규모로 15만5000개 우체국에서 인력 46만명이 일한다. 우체국 가운데 90%는 지방에 자리잡고 있다. 인도의 국유 우체국인 인디아 포스트는 오지 배달에서 스냅딜ㆍ숍클루스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인도에서 오지까지 물건 배달이 가능한 것은 인디아 포스트뿐이다.
인디아 포스트는 2년 뒤 매출 목표를 10억달러로 잡고 있다. 목표대로라면 지금의 10배로 증가하는 것이다. 인디아 포스트는 이미 우편배달원들에게 카드결제, 당일 배달 요령을 교육시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집하장 60곳이 신설됐다.
아마존 인디아는 국유 주유소 바라트 페트롤리엄과 손잡았다. 아마존 인디아에서 물건을 구매한 뭄바이ㆍ델리의 고객들은 가까운 바라트 주유소로 가 받아오면 된다. 아마존 인디아와 바라트는 제휴 지역을 세 도시로 더 늘렸다.
'키라나'로 불리는 구멍가게들도 아마존 인디아와 협력 중이다. 인도에는 키라나가 1200만개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키라나는 밤 늦도록 문을 열어 인근 주민들이 편하게 찾는 공간이다.
아마존 인디아는 고객들이 구매한 물건을 키라나에서 언제든 찾아갈 수 있도록 조치했다.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들에 동네 손님을 빼앗기기 일쑤인 키라나들이 아마존 인디아와 손잡은 것이다.
인도에서는 엉망진창인 특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업체 직원이 항공편으로 직접 배달하는 경우도 있다. 주문 받은 물품을 여객기에 실어 보내기도 한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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