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에 대한 접점 찾아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점 두 개를 연결하면 선이 되는데 점 세 개를 연결하면 도형이 된다."
지난 5일 대전 컨벤션센터. 25개 정부 출연연구소 직원들이 모여 '과학 한마당'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점 세 개의 도형'을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연구개발(R&D)의 중심인 출연연이 올해 좋은 성과를 내자고 주문했다. 점 세 개(성과)를 연결하기 위해 '명령'할 것인지, 25개 출연연의 자율성에 중심을 둘 것인지 이날 참석한 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래창조과학부에 온 지 6개월 됐다."
지난 1월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이 '2015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나라 곳간을 책임지던 기획재정부 2차관에서 미래부로 온지 6개월이 지났다며 시간의 흐름을 강조했다. 미래부의 올해 업무계획은 '과학기술-ICT 혁신을 통한 역동적 창조경제 실현'이었다. 성과 창출에 비중을 두겠다는 것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 17곳, 정부출연연 패밀리기업 5000개, 글로벌 소프트웨어전문기업 50개 구축 등 산업 육성에 맞춰졌다. 이날 관심을 모은 것은 '미래에 대한 관점'이었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단기적 성과에만 너무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R&D는 장기 과제가 많다. 단기 성과에만 주목하면 전체 R&D 문화가 변질될 것이란 목소리도 제기됐다.
전 세계는 지금 경기침체에 빠져 있다. 그럼에도 연구개발 투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재정건전화 압박에서 각국의 정부가 꺼내들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선택과 집중'이다. 시장의 원리에만 맡겨놓으면 시장실패에 직면한다. 정부가 개입하면 정책실패가 일어난다. 시장 원리와 정부 개입의 '접점'을 찾아야 하는 난제가 R&D이다.
이 차관은 "정부 R&D와 기업(시장) R&D는 절대 경쟁하지 않는다"며 "정부 R&D는 기업(시장)이 필요로 하는 원천 R&D를 보완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원리와 정부 개입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거다. 미래에 대한 개념도 달리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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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오는 속도가 과거에는 10년 단위였다. 지금은 5년, 3년으로 단축되고 있다. 기술 혁신이 빠르다. 이런 상황에서 선형적 R&D로는 살아남지 못한다. 빠르게 다가오는 미래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지원하겠다."
21세기 연구개발은 복잡하고 혁신적이다. 정부가 주도할 수 없다. 시장이 허락지 않는다. 이론적 해법은 간단하다. 시장실패를 줄이고 정책실패를 최소화하는 곳에 '미래'가 있고 R&D의 핵심이 녹아들어 있다. 현실적 해법은 어렵다. '기업 R&D와 경쟁하지 않고 정부 R&D는 보완해 주는 것'이라는 이 차관의 말에 정부 R&D 정책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미래부에서 '6개월'이 흘렀다고 밝힌 이 차관은 실제 '6년'을 경험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가까운 미래든, 먼 미래든 R&D는 멈추지 않는다. 시장과 정책 사이에서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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