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마침내 바닥 쳤나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3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약 5만5100원)선을 회복한 가운데 이미 바닥까지 쳤다는 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지만 추세 전환을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천 인터넷판이 최근 보도했다.
3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3.48달러(7%) 급등한 53.0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연중 최고가다. 유가는 이날까지 나흘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며 7월 이후 처음으로 2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몇 주 사이 투자자들이 매도 포지션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유가 방향성에 대해 탐색하기 시작하면서 유가 하락 모멘텀은 약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유전 관련 총괄 서비스 제공업체 베이커 휴즈의 보고서다. 베이커 휴즈는 지난주 미국과 캐나다의 원유 시추가 1937건으로 전주 대비 128건 줄었다고 발표했다. 북미 석유 생산량 감소를 예고한 것이다.
게다가 최근 몇 주 사이 글로벌 석유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지출 규모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미 석유업계는 35년만의 대규모 총파업에 돌입했다. 더욱이 유가 하락에 힘입어 미 가솔린 소비가 최근 몇 주 동안 계속 늘어 수요 증가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그러나 북미만 상황이 조금 바뀌었을 뿐 전반적인 유가 하락 요인들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유가 바닥을 섣불리 단정 짓기란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그동안 유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 받은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산유량은 수요를 훨씬 웃돌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원유 시장 점유율에 연연하는 사우디아라비아ㆍ쿠웨이트가 주축이 돼 지난달 산유량을 하루 평균 16만배럴 더 늘렸다. OPEC는 올해 하루 평균 원유 수요가 115만배럴 느는 데 그치겠지만 공급량은 이보다 많은 128만배럴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적어도 올해 2ㆍ4분기까지 유가 바닥 다지기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케츠는 비(非)OPEC 산유국들의 산유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가 포착될 올해 2분기까지 유가 하락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시 콜롬보 애널리스트는 미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기고문에서 "유가 전망을 바꿀만한 변화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면서 "여전히 원유는 하루 200만배럴 정도 초과 생산되는 상황인데다 유가 바닥을 예상할 수 있는 대규모 매도 물량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당분간 유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미 코네티컷주 브리지퍼트 소재 석유업체 콜마 아메리카스의 찬드라비어 아후자 애널리스트는 "원유 시장에서 심리 요소를 제외한 기초 체력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평소보다 뉴스에 따라 움직이는 유가 흐름의 등락폭이 커진 것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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