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연영과 거쳐 삼성증권 입사…입사 2년차부터 주식매매 전국 1위
삼성증권 의 '장그래'가 주식 '미생(未生)'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신물경속은 경솔하지 않게 한수 한수에 신중하라는 의미의 바둑 격언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지루한 박스권 횡보장에서 자칫 테마나 뉴스에 휩쓸리기 쉬운 초보 투자자들에게 묻지마 투자를 경계하라는 당부이기도 하다.
그가 강조하는 투자원칙은 간단하다. 남의 돈이 아니라 자기 돈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 주임은 "남의 돈으로 투자하면 조급해지고 잘못된 투자판단을 내리기 쉽다"며 "자기 돈으로 투자하되 무리한 투자 보다는 분할 매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차 주임은 바둑 연구생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삼성증권의 장그래로 통한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처럼 프로 바둑기사를 꿈꾸며 18살까지 7년간 바둑도장과 한국기원 연구생을 지냈다. 이후 검정고시로 중ㆍ고등학교를 마치고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으며 2011년 그룹 공채로 삼성증권에 입사했다.
그는 주식투자를 바둑 게임에 비유했다. 바둑이 공격보다는 방어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듯, 주식투자도 당장의 수익률 보다는 전체 계좌 잔고를 늘려가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주식의 흐름은 바둑의 행마와 같다"고 전제한 뒤 "투자를 하면 누구나 자신의 원칙을 만들지만 대부분 이를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손실을 본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시장 분위기에 따라 투자에 대한 생각이 바뀌거나 심리만으로 매수, 매도를 반복하게 되면 실패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을 둘 때 '돌'이 아닌 바둑을 두는 '사람'을 보듯 투자 기업의 내재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기업의 현재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 가치가 주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투자하는 게 옳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사물인터넷ㆍ핀테크 같은 이슈만 쫓아 단타매매를 일삼기 보다는 해당 섹터(산업)와 기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큰 흐름을 읽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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