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법·파견법·근퇴법·근로기준법 등 최소 7개 법 개정 필요
-야당 "국회에서 막을 것이다" 법 개정 협조안할 것 경고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 정부가 발표한 비정규직 대책인 '장그래법안'이 가까스로 노사정위의 합의를 거친다고 해도 국회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비정규직 대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기간제법과 파견법 등 국회에서의 법 개정이 필수적인데 야당이 관련 법안 입법화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비정규직 대책의 핵심인 35세 이상 기간제·파견 근로자를 최대 4년까지 근무를 연장하는 방안은 국회에서 기간제법과 파견법의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대책을 발표하며 내년에 관련 법안을 수정하겠다고 명시했다.
현재 32개로 제한돼 있는 파견허용 업종을 55세 이상 중장년층과 고소득 전문직종에 대해서는 확대하는 대책 또한 파견법 내 조항의 개정을 전제로 한다. 3개월 이상 근무한 기간제·파견근로자에게 퇴직급여 적용을 확대하는 부분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과 관련돼 있다. 정부는 내년에 법 개정을 마치고 2016년에 시행하는 것이 목표다.
6개 직종의 특수형태 업무 종사자에게 고용보험을 가입하는 안은 고용보험법을 건드려야 하며 산재보험을 의무적용하는 것도 산재보험법을 고쳐야 한다.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해 산재보험을 의무화하는 법안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여야가 합의했으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막힌 바 있다.
야당은 벌써부터 관련 법 개정을 막겠다고 벼르고 있다. 비정규직 대책이 어렵게 노사정위의 협의를 거친다고 해도 국회 상임위에서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국회선진화법 시행으로 인해 야당의 협조 없이는 법 개정이 불가능하다.
7개 법안들의 소관 상임위인 환노위 야당 의원들은 전날 성명서를 내고 "현재의 정부안 수준은 결코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비정규직의 양산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고착화시키는 데 새정치민주연합은 동의할 수 없다"며 "정부가 발표한 비정규직 대책은 '비정규직 양산 대책'"이라고 전했다.
환노위 소속 은수미 새정치연합 의원은 "(노사정소위에서 합의가 돼도) 실행은 될 수 없다"며 "환노위에 와야 된다. 국회에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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