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빅시리즈<3>가족 두고 혼자 내려온 근무자의 하소연
[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서울에서 대구로 향하는 버스에서 처음 만나 2시간 동안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그날 밤 중간선택 시간에 제가 (아내를)찍었죠. 서울에서 살다 대구로 오니 답답한 면도 있지만 혼자가 아닌 둘이라 예전보다 행복해요."
둘 사이를 이어준 메신저는 대구시. '싱글이와 생글이 하나되기'라는 이름으로 이전 공공기관과 대구시에서 근무하는 미혼 남녀 40명을 모아 인연을 맺어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이 행사는 2011년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미혼 직원들의 가장 큰 걱정인 결혼 걱정을 덜어주고 현지 정착률을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출발했다.
신 과장 부부는 2012년 이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대구로 향하는 버스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그는 "대구행 버스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됐는데, 그때부터 눈에 들어왔죠"라며 웃었다. 신 과장 부부는 현재 대구가 아닌 인근 경산시에 살고 있다. 대구 동구에 위치한 혁신도시가 경산시와 가깝고 상대적으로 집값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이전 효과가 인근 도시로 퍼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같은 해 행사에 참석한 한국가스공사 이모 주임(35세)도 대구의 한 구청에 근무하는 공무원과 사랑을 키우고 있다.
둘째 날 아침에는 최종커플을 결정하고 하루 종일 일정을 함께 한다. 이날 첫 일정은 대구 중구 근대골목투어다. 청라언덕, 의료선교박물관, 이상화고택, 3·1운동길 등을 둘러본다. 드라마 '사랑비' 촬영장소인 음악다방 '쎄라비'에서 참가자들의 최종소감을 듣는 순서로 마무리 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1박2일이지만 대구시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 동안 지속돼 온 이 행사는 올해 중단됐다. 1500만원의 예산도 삭감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데다 예산도 줄었다"면서 "가족들과 함께 대구에서 체험할 수 있는 행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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