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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지역 정착률 높이기…결혼중매까지 나선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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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빅시리즈<3>가족 두고 혼자 내려온 근무자의 하소연

-대구, 공기관 미혼남녀 미팅 주선…올해부턴 가족행사 계획

[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서울에서 대구로 향하는 버스에서 처음 만나 2시간 동안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그날 밤 중간선택 시간에 제가 (아내를)찍었죠. 서울에서 살다 대구로 오니 답답한 면도 있지만 혼자가 아닌 둘이라 예전보다 행복해요."
지난해 9월 대구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감정원에서 8년째 근무 중인 신모 과장(35)은 요즘 신혼생활을 보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낸다. 서울 토박이인 신 과장이 대구에서 자리잡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아내. 지난해 10월 대구로 이전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둘 사이를 이어준 메신저는 대구시. '싱글이와 생글이 하나되기'라는 이름으로 이전 공공기관과 대구시에서 근무하는 미혼 남녀 40명을 모아 인연을 맺어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이 행사는 2011년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미혼 직원들의 가장 큰 걱정인 결혼 걱정을 덜어주고 현지 정착률을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출발했다.

신 과장 부부는 2012년 이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대구로 향하는 버스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그는 "대구행 버스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됐는데, 그때부터 눈에 들어왔죠"라며 웃었다. 신 과장 부부는 현재 대구가 아닌 인근 경산시에 살고 있다. 대구 동구에 위치한 혁신도시가 경산시와 가깝고 상대적으로 집값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이전 효과가 인근 도시로 퍼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같은 해 행사에 참석한 한국가스공사 이모 주임(35세)도 대구의 한 구청에 근무하는 공무원과 사랑을 키우고 있다.
대구시 주관으로 1박2일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대구 현지 곳곳을 둘러볼 수 있게 짜여져 있다.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이 서울에서 대구로 이동하는 시간을 감안, 첫날 일정은 대구 명물인 동인동 매운갈비집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해발 660m 높이에서 대구시를 한 눈에 내려 볼 수 있는 앞산 케이블카를 탄다. 이후에는 유명강사의 연애특강 등의 시간을 갖고 1차 커플매칭이 이뤄진다.

둘째 날 아침에는 최종커플을 결정하고 하루 종일 일정을 함께 한다. 이날 첫 일정은 대구 중구 근대골목투어다. 청라언덕, 의료선교박물관, 이상화고택, 3·1운동길 등을 둘러본다. 드라마 '사랑비' 촬영장소인 음악다방 '쎄라비'에서 참가자들의 최종소감을 듣는 순서로 마무리 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1박2일이지만 대구시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 동안 지속돼 온 이 행사는 올해 중단됐다. 1500만원의 예산도 삭감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데다 예산도 줄었다"면서 "가족들과 함께 대구에서 체험할 수 있는 행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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