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인사' 의혹에 대해 "쉽게 확인할 성격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체부 모 국장과 과장은 승마선수인 정윤회씨 딸의 국가대표 선발전 등을 둘러싼 특혜시비가 불거지는 등 정씨가 청와대와 문체부를 통해 승마협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소문과 관련해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그러나 보고서의 결론이 정씨와 반대편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는 내용으로 제출되자, 박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조치를 지시한 셈이고 여기에는 정씨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게 보도의 요지다.
이에 따르면 김 실장은 이번 사안에 대해 설명한 뒤 "시중에 나도는 찌라시 수준의 정보를 공식 문건에 담아 보고하는 걸 보고 어떻게 더 일을 시킬 수 있었겠느냐", "내 선에서 묵살하고 문건 작성자들을 그만두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앞선 언론 인터뷰에서 문건의 내용을 김 실장에게 구두로 보고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청와대가 조 전 비서관을 문건유출의 책임을 묻고 경질한 것이 아니라, 보고의 내용을 문제 삼았던 것이란 새로운 의혹이다. 다만 김 실장 말대로 "찌라시 수준을 보고해서" 경질한 것인지, 비선실세로 알려진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 자체가 문제가 된 것인지는 향후 검찰수사 등을 통해 밝혀져야 할 대목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도 민 대변인은 "비서실장에게 걸려온 전화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전화 통화를 했다는 의원을 취재해 보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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