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절박한 상황에도 ‘큰 손’들의 대처법은 달라보인다. 군소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눈 앞의 위기를 미래의 기회로 삼는 장기 포석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한발 더 나아가 틸러슨 회장은 이번에 치를 유가 전쟁을 통해 과열됐던 시장을 재편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많은 사람이 정유업계에 뛰어들었다. 일부는 좋고, 일부는 그렇게 못하다”면서 “어느 정도 옥석 가려내기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C는 또다른 대형정유업체 쉐브론 역시 유가 40달러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물론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에서 계속 머문다면 이들도 버텨낼 재간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버티고 다시 재반등의 기회를 잡을 여력은 충분하다는 의미다.
당초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의 추가 하락을 저지하기 위한 감산 주장에도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유가 경쟁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는 정면돌파 작전으로 진로를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저유가 공세로 이미 북미 지역의 세일가스 산업은 채산성 악화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태다. 국제유가가 지난 6월이후 40% 가까이 급락하고 있는 것은 이처럼 큰 손들의 방조와 장기 포석도 한몫하고 있는 셈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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