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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전쟁에도 ‘큰 손’들은 느긋‥시장 재편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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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지난 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불발을 계기로 국제 원유시장은 한바탕 ‘유가 전쟁’이 휘몰아칠 분위기다. 내년 유가의 바닥조차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 산유국과 관련업계 모두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할 처지가 됐다. 한마디로 폭풍전야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도 ‘큰 손’들의 대처법은 달라보인다. 군소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눈 앞의 위기를 미래의 기회로 삼는 장기 포석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세계최대 정유메이저인 엑슨 모빌의 렉스 틸러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출연,“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까지 떨어져도 엑손 모빌은 충분히 견딜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는 장기간에 걸친 다양한 유전 개발로 인한 충격 분산 전략을 비결로 꼽았다. 틸러슨 회장은 “그동안 액화천연가스부터 심해 유전 개발에 이르는 투자를 장기간 지속했다”면서 “이덕에 유가 40달러~120달러의 넓은 가격대의 바닥권에서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발 더 나아가 틸러슨 회장은 이번에 치를 유가 전쟁을 통해 과열됐던 시장을 재편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많은 사람이 정유업계에 뛰어들었다. 일부는 좋고, 일부는 그렇게 못하다”면서 “어느 정도 옥석 가려내기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C는 또다른 대형정유업체 쉐브론 역시 유가 40달러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물론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에서 계속 머문다면 이들도 버텨낼 재간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버티고 다시 재반등의 기회를 잡을 여력은 충분하다는 의미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당분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머물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내 최대 산유국으로 사실상 리더 역할을 한다.

당초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의 추가 하락을 저지하기 위한 감산 주장에도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유가 경쟁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는 정면돌파 작전으로 진로를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저유가 공세로 이미 북미 지역의 세일가스 산업은 채산성 악화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태다. 국제유가가 지난 6월이후 40% 가까이 급락하고 있는 것은 이처럼 큰 손들의 방조와 장기 포석도 한몫하고 있는 셈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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