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내달 2일, 세종문화회관 '세계문자 심포지아 2014' 개최
세계문자 관련 선언은 이번이 처음으로 2001년 유네스코가 내놓은 '문화 다양성' 정신을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방안이다. 특히 서울선언은 유네스코 활동이 '언어 소멸 현상'을 진단하고 있을 뿐, 언어의 소멸을 막고 소수 언어를 보호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에 출발한다.
세계문자 심포지아에는 그리스, 인도, 중국, 싱가포르, 프랑스, 일본,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등 세계 9개국, 12명의 학자와 한국학자 12명이 문자 다양성을 살리기 위한 올바른 방향을 논의한다. 이기웅 대회 위원장(파주출판도시 이사장)은 "인간 문명 그 자체인 문자가 과연 인간에게 행복을 주었는지에 대해 성찰해 보는 중요한 행사"라며 "전 세계가 문자의 위기를 겪고 있으며 문자 다양성을 살리지 않으면 수많은 문명이 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재원 대회장(한국외대 그리스어학과 교수)은 "패권 언어가 한 문명을 지배할 때 그 문명을 소멸될 수밖에 없다"며 "언어를 보존하는 것이 세계 문명 유지의 핵심"이라고 설파했다. 유 대회장은 "문자를 모은다는 것은 문명을 모은다는 것이며 이번 심포지아는 바로 그 문명의 방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문자 600여개 중 현재 살아남은 문자는 68개에 불과하다. 살아남은 것 중에서도 20여개만이 생활어, 문학어, 학문어로 활용되고 있다. 영어라는 일방적인 패권이 점차 다른 언어를 소멸시켜가고 있다. 영어를 반대하지 않으나 그 패권에 맞서 언어의 다양성을 지키는 것이 문명의 생태계를 보존하는 길이다. 오늘날 정보가 손끝까지 전해지는 시대에 가장 우수한 문자인 '한글'을 만들고 가꿔온 우리가 앞장서서 인류 문명 보존에 기여해야 한다."
서울선언의 주요 내용은 ▲ 각 문자의 평등성 ▲ 문자로 인한 차별과 억압 반대 ▲ 문자 선택의 자유 보장 ▲ 문자 보존을 위한 각국 정부의 역할 ▲ 고유 문자를 통한 교육, 문화콘텐츠 생산 축적 ▲ 문자 보존 및 관리 등을 포함한다.
이번 심포지아는 ▲ 문자를 말하다 ▲ 문자를 그리다 ▲ 문자를 맛보다 등 3개 색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문자를 말하다'에서는 세계 문자 위기 및 문자 다양성 보존 및 유지 등을 주제로 이뤄지며 '문자를 그리다'에서는 다양한 인포그래픽을 통해 대중과 문자가 만날 수 있게 꾸며진다. '문자를 맛보다'에서는 세계 주요 문자를 소재로 미술, 문학, 음악, 디자인, 무용, 음식 등 다양한 표현이 담긴 '문자의 나라'가 펼쳐진다.
임옥상 집행위원장은 "인문학과 예술이 만나 인류문명을 어떻게 만들어가는 지를 밝혀내고 세계문자를 주제로 다양한 예술장르와 융합, 고유 문자생활의 중요성을 세계에 알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축제 기간동안 세종문화회관 뜨락에 설치된 '문자의 뜨락'에서는 인문학과 예술계 명사들이 '나에게 문자란 무엇인가'란 주제로 문자에 대한 생각을 얘기하는 마당이 펼쳐진다. 또 세종문화회관 야외광장에서는 인포그래픽 작품이 전시된다. 시민들도 고대문자 체험, 문자 나들이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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