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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제2의 손흥민', 난징에서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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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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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12월 발발한 중일전쟁. 마쓰이 이와네 휘하의 일본군은 중국군 포로와 아녀자 등 민간인 30여만 명을 학살하는 끔찍한 전쟁 범죄를 일으켰다. 비극의 장소 난징을 중국인들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지난 16일 그곳에서 세계 청소년들의 스포츠 축제인 제2회 여름철 유스올림픽이 열렸다. 전범자들의 추악한 역사를 딛고 평화의 제전이 펼쳐진 셈. 유스 올림픽은 자크 로게 전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역작이다. 2010년 싱가포르에서 제1회 여름철 대회를 개최했고, 2012년 인스부르크에서 제1회 겨울철 대회를 열었다.

한국은 28일까지 진행하는 대회에 육상 등 20개 종목에 선수 73명, 임원 38명 등 111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유스 올림픽에는 15세~18세 선수들이 참가한다. 올림픽 외에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가 있듯이 IOC가 만든 세 번째 대회인 유스 올림픽도 종목별 청소년세계선수권대회와 함께 진행된다. 종목별 유망주들을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지난 15일 한국은 첫 승전보를 울렸다. 15세 이하 축구 대표팀이 조별 리그 D조 1차전에서 아프리카 서쪽 섬나라 카보베르데를 5-0으로 완파했다. 미드필더 주휘민(15·매탄중)이 2골을 넣었고 김규형(15·현대중)과 정우영(15·광성중), 김성준(15·신천중)이 각각 1골씩을 기록했다. 이들 가운데 몇 년 뒤 ‘제2의 손흥민’으로 불리는 20세 이하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손흥민은 2009년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17세 이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와 8강전 등에서 3골을 넣으며 득점 공동 3위에 올랐다. 유럽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당연했다. 유스 올림픽이 4년만 일찍 출범했으면 손흥민의 국제무대 데뷔는 월드컵이 아닌 올림픽이 될 수도 있었다.

김장미[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김장미[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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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대표에서 기량을 인정받고 국가대표로 성장한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가장 빨리 청소년에서 성인무대로 뛰어오른 대표적인 사례는 차범근. 1972년 4월 방콕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당시에는 20세 이하, 요즘은 19세 이하)에 출전하더니 그해 5월 같은 곳에서 벌어진 제5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아시안컵)도 뛰었다. 불과 20여일 사이에 주니어대표에서 성인대표가 된 것. 그냥 발탁된 게 아니라 이세연, 김호, 이회택 등 대선배들과 함께 대회 모든 경기에 주전으로 뛰었다. 아쉽게도 청소년대회에서는 이스라엘(당시 아시아축구연맹에서 활동)에 0-1, 아시안컵에서는 이란에 1-2로 져 각각 준우승에 머물렀다.
1983년 6월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유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김재엽은 1년 1개월여 뒤 열린 1984년 로스앤젤레스 여름철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20세 생일을 지낸 지 세 달여 뒤 맞은 경사였다. 2006년 토리노 겨울철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5위에 오른 이상화는 당시 17세 고교생이었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대회 같은 종목에서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김연아는 2006년 3월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세계주니어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우승한 뒤 이듬해인 2007년 3월 도쿄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 이때 김연아는 16살과 17살이었다. 이렇게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가는 경로는 종목별로 나이도 다르고 방법도 다양하다. 이런 여러 경로를 하나로 묶어서 꿈나무를 살펴볼 수 있는 대회가 바로 유스 올림픽이다.

한국 선수 가운데 첫 번째 사례는 김장미다. 2010년 싱가포르 유스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정상에 오른 그는 2012년 런던 여름철 올림픽 25m 권총에서도 금메달을 쐈다. 10m 공기 권총에서는 예선 13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지만 화약총인 25m에서 우승해 2년 새 훌쩍 성장한 경기력을 뽐냈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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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선수로는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를 꼽을 수 있다. 편파 판정 논란 끝에 김연아를 제치고 2014년 소치 겨울철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을 딴 그는 2012년 인스부르크 겨울철 유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다. 소치 올림픽에서 14위에 머물렀지만 중국의 유망주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리지준은 인스부르크 유스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다. 인스부르크 유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러시아의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는 국내 라이벌인 소트니코바와 율리아 리프니츠카야(2012년 세계 주니어선수권대회 금메달)에 밀려 소치 링크에 오르지 못했다.

자신이 유망주로 꼽았던 선수가 쑥쑥 성장해 성인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장면을 보는 것은 스포츠팬들의 큰 보람 가운데 하나다. 난징 대회에 이어 2018년 평창 겨울철 올림픽 유망주를 살펴볼 수 있는 제2회 겨울철 유스 올림픽은 2016년 2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1994년 겨울철 올림픽 개최지)에서 열린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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