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엔 이처럼 수학 강국이다. 하지만 정작 창의를 바탕으로 하는 고등수학 분야에서는 별다른 업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아시아에서 일본, 중국, 베트남이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했지만 우리는 단 한 명도 없는 게 단적인 예다. 경제 규모, 국가 위상을 생각할 때 초라한 실적이다.
어제 개막한 서울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받은 수학자들의 말은 시사하는 바 크다. 만줄 바르가바 교수는 '질문을 하고 답을 찾는 재미'를 강조했다. 사상 첫 여성 수상자인 마리암 미르자카니 교수는 "재능보다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했다. 잉그리드 도브시 IMU 회장은 "한국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자신감을 키워주는 게 부족하다"며 "수학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했다.
수학은 기초과학의 뿌리다. 나라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수학 교육의 체계를 새로 짜야 한다. 과정은 도외시한 채 공식만 외우게 하는 방식에서 창의력을 키워주고 호기심을 자극해 수학의 참 재미를 느끼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대학입시가 끝나면 수학을 잊는' 교육은 바꿀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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