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은행 수신 감소..부가가치세 납부 영향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하반기가 시작되는 달인 7월, 은행 수신은 줄고 자산운용사 수신이 큰 폭으로 늘었다. 부가세 납부 영향으로 수시입출식 예금이 빠진 영향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 자금 역시 '반기를 결산하는 달'이라는 계절성 요인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7월 은행수신은 1198조8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8조8000억원이 줄었다.

이 가운데 수시입출식예금이 377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0조9000억원 감소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는 3조원 감소한 22조2000억원, 은행채는 3000억원 줄어든 16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기예금만 4조 늘어 56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357조8000억원으로 11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가 전월보다 6조5000억원 늘어난 79조9000억원을 기록했고 채권형 펀드와 신종펀드가 각각 4조9000억원, 2조5000억원 증가한 것도 보탬이 됐다.

한승철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금융시장부 차장은 "수치만 보면 은행 수신이 마치 자산운용사로 간 것 처럼 보이나 통상적으로 7월에는 부가세 납부 기간이기 때문에 수시입출식 예금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

한 과장은 자산운용사 자금 증가와 관련해서는 "일부 공공기금이 운용하던 여유자금이 증권사에서 자산운용사로 넘어갔고, MMF도 반기를 결산하는 시점에는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여유자금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큰 자금흐름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했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의 원화 대출은 7월말 현재 659조1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2조7000억원 늘었고 증가액도 6월(3000억원)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증가세 확대 역시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와 반기말 일시상환분의 재취급 등 계절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대기업 대출(164조)은 1000억원 늘고 중소기업 대출(495조)은 2조7000억원 늘었다.

회사채(공모)는 금리 하락으로 발행수요가 늘어나 2조9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어음(CP)은 일부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 등에 힘입어 2조5000억원(1∼20일 기준) 늘었다.

7월 중 은행 가계 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은 2조8000억원이 늘어 지난 달(3조1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거래량 증가로 전월과 동일한 2조6000억원 수준의 증가폭을 유지했고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3000억원 늘어 전월보다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한은은 7월 중 금전신탁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 증가율은 전월보다 소폭 감소한 6% 내외로 추정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